'매운맛' 전성시대…불닭 볶음면부터 와우·맵쏘디·실비김치까지
K-매운맛 글로벌화 가속 위장 부담 등 해결 과제도
식품업계가 극강의 매운맛에 빠졌다.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으로 국내외에서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식품업체들도 너도나도 매운맛 관련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굽네는 자사 간편식 전문 쇼핑몰 굽네몰을 통해 신제품 '굽네 볼케이노 통등심 돈카츠'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굽네 시그니처인 볼케이노 소스를 한층 매운맛으로 업그레이드한 '핫볼케이노 소스'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대비 약 1.8배 매운맛으로, 느끼함을 잡아주며 부먹·찍먹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오뚜기는 새로운 라면 브랜드 '와우'(WOW) 시리즈의 첫 제품으로 '고기 열라면'을 출시했다. 청양고추를 더해 기존 '열라면'을 뛰어넘는 매운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오뚜기는 지난달 스코빌 지수(매운맛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가 6000인 '라면의 맵쏘디'도 출시했다. 자사 제품인 열라면이나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보다 매운 제품으로 강한 매운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도 일반 김치 대비 32배 매운맛을 구현한 실비 김치 '습김치'를 정식 상품으로 출시하며 매운맛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온라인에서 습김치로 불리며 매운맛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실비김치는 출시 첫 달에만 2만 개 이상 팔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외에도 제너시스BBQ는 2016년 단종시켰던 마라소스 제품을 최근 다시 선보였다. 매운맛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높아진 가운데 해당 소스의 재출시를 요구하는 고객들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매운맛이 식품업계의 핵심 전략 키워드로 부상한 이유는 소비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주요 식품 사례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2년 출시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이 제품은 유튜브·틱톡 등 SNS를 통해 챌린지 콘텐츠로 확산되며 K-푸드의 대표격으로 우뚝 섰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 1조 73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5% 성장한 성적표를 받아들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매운맛의 과도한 트렌드 형성에 따른 소비자 피로감이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운맛은 단순한 미각을 넘어 스트레스를 날리고 재미를 주는 경험으로 인식된다"면서도 "위장 부담이나 어린이·고령층의 기피 현상 등으로 이어지며 해결해야 할 과제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