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외친 편의점 이제는 프리미엄 전쟁
업계 측 초저가 PB 가격 경쟁은 제 살 깎아먹기...'명품 PB' 내세워 관심 UP
[핀포인트뉴스=차혜린 기자] 편의점 PB제품에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PB제품은 가성비를 내세운 마케팅이 전부였다. 각 유통사는 제조사 고유 브랜드 제품보다 저렴한 특징을 내세워 초저가 전쟁을 펼쳤다.
그러나, 물류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부담을 느낀 유통업계가 PB 상품의 고급화로 새로운 판을 짜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가격 뿐만 아니라 좋은 품질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급화 흐름은 가격변동에 둔감한 편의점 업계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기존 소비자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PB 상품에 고급화 바람이 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한 유통 전문가는 "편의점 업계에서는 사실상 초저가 전쟁이 힘들어졌다"며 "직원들의 임금이 오르고 물류비 부담도 증가하면서 점점 저가 경쟁을 피하고 있는 추세"라고 대답했다.
그는 "본래 PB상품은 제조업에 비해 초저가를 내건 상품이 대다수였지만, 업계가 앞으로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선택할 확률은 낮다"고 대답했다.
전문가의 지적처럼, 초저가 마케팅은 곧 적자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내부에서도 가격 경쟁은 한시적일 뿐, 결국 생존을 위해서라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 PB 제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계 내 차별화 요구가 커지는 것도 이유다.
그는 "1996년 대형마트에 PB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종류가 적은 편이었지만, 그런데 유통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매년 새로운 PB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기존 제품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단순히 가격 뿐만이 아닌 새롭고 차별화된 제품을 선택한다"며 "특히 프리미엄 PB 제품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PB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이마트24 관계자는 "최근 지역 특화 상품을 내건 '이천쌀콘'이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며 "제조업체 못지 않은 퀄리티로 PB 제품을 생산했던 게 비결"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마트24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자체브랜드 상품인 이천쌀콘은 출시 한 달만에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출시 직후 4배 이상 증가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는 "제품을 개발할 때 명품 젤라또를 연상케하도록 꼬독꼬독 씹히는 쌀의 식감을 구현해내는 데 신경썼다"며 "이탈리아 전통 아이스크림인 젤라또 중에서는 식감을 높이기 위해 쌀을 첨가하는 경우가 있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또 "아이스크림에 명품 지역쌀을 접목함으로써 고객들에게 특별함을 선사하고자 했고, 콘 하단부의 초콜릿양을 다른 제품보다 4배 이상 늘린 것도 차이점"이라고 대답했다.
고급 PB제품의 효과를 본 유통업계는 저마다 PB 품질 향상에 신경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GS25는 신제품으로 '호텔도 부럽지 않은' 타이틀을 내걸며 프리미엄 빙수 2종을 선보인 바 있으며, CU는 제주산 백년초와 녹차를 활용해 제조한 샌드위치 등 3종을 제주 지역에서만 한정 판매한다.
관계자는 이어 " 앞서 과거 편의점들이 승부를 걸었던 PB상품이 이제 익숙한 것이 되고,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매력적인 상품을 지속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