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필리핀서 '진로의 대중화' 선포

필리핀 소주 시장 1위… 동남아 소주 시장 선도 일반 소주 비중 약 68%↑… 과일리큐르 재역전 삼겹살 등 韓 음식과 소주 페어링도 적극 확산

2025-05-27     구변경 기자
필리핀 마닐라 기자간담회 커피X진로(소주) 협업 제품 시음장 모습.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비전인 '진로(JINRO)의 대중화'를 선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서 필리핀 시장의 현지화 성공 사례를 토대로 향후 동남아 시장 전체로 전략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하이트진로는 필리핀을 동남아 시장 확장의 전략적 교두보로 삼고, 2019년 7월 수도 마닐라에 '하이트진로 필리핀(Hitejinro Philippines)'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현지화에 나섰다. 진로(JINRO)는 필리핀 소주 시장 진출 초기부터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해 관세청 무역 통계 기준의 필리핀 소주 수출 총액과 하이트진로의 자체 수출 실적을 비교한 결과 약 67%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는 필리핀을 동남아시아 국가 중 현지화가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된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진로(JINRO)의 주요 소비층이 교민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전환된 점, 과일리큐르에서 일반 소주로의 음주 문화 변화, 대부분 유통 채널에서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점을 꼽았다. 이러한 변화는 진로(JINRO)가 현지인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초기 필리핀 소주 시장은 한인 소비층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나, 최근 현지 교민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은 오히려 증가했다. 실제로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2013년 약 8만 8천 명이던 필리핀 내 재외 동포 수는 2023년 약 3만 4천 명으로 약 6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의 필리핀 소주 수출량은 약 3.5배 증가했으며,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약 41.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진로(JINRO)의 주 소비층이 교민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또한 2021년 하이트진로의 필리핀 내 소주 판매 구성비 기준으로 과일리큐르 제품이 약 61%를 차지했으나, 지난해는 일반 소주의 비중이 약 68%를 기록하며 재역전됐다. 이는 필리핀 내에서 한국과 유사한 주류 소비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라고 하이트진로 측은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시장 진출 초기 한인 소비층에 의존하던 한계를 극복하고, 현지 유통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필리핀 전역으로 유통망을 본격 확대했다. 그 결과 진로(JINRO)는 현재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통 환경을 갖추며, 높은 시장 접근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지 최대 유통사인 PWS(Premier Wine&Spirits, Inc.)와 SM그룹을 비롯해 주요 도시에 위치한 회원제 창고형 할인 매장인 S&R 멤버십 쇼핑(Membership Shopping), 전국 약 4천여 개 매장을 보유한 세븐일레븐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 폭넓게 입점했다. 

하이트진로는 필리핀 소비자의 기호와 문화에 기반한 현지 맞춤형 전략도 꾸준히 전개해왔다. 특히 현지 음식과의 페어링 콘텐츠 개발, K-팝 콘서트 후원, 디지털 마케팅 등을 확대하며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자 친밀도를 동시에 높이고, 대중성과 감성적 연결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류 확산과 함께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지 인기 삼겹살 프랜차이즈 '삽겹살라맛(Samgyupsalamat)'과 '로맨틱 바보이(Romantic Baboy)'와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 음식과 소주의 페어링 문화를 현지에 적극 확산시키고 있다.

국동균 하이트진로 필리핀 법인장은 "필리핀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성숙한 주류 시장 중 하나로, 다양한 글로벌 전략을 실행해 온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필리핀 법인이 전 세계 '진로(JINRO)의 대중화'를 이끌어가는 중심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