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명품·지누스·면세점 3박자 통했다
현대백화점이 1분기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으며 안정적 회복세를 확인시켰다. 명품군 성장, 지누스 실적 반등, 면세점 수익성 개선이 3박자를 이루며 이익 성장을 견인했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기대 이상의 실적 개선이 이뤄졌고,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목표주가 7만 5000 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현대백화점의 1분기 연결 기준 순매출은 1조 9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25억 원으로 무려 63.3% 증가했다. 소비심리가 다소 위축된 시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실적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번 실적을 견인한 핵심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백화점 본업에서는 명품군 판매가 실적을 지탱했다. 쥬얼리와 시계 등 고가품군은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수요를 유지했고, 여기에 비용 절감 노력이 더해지며 백화점 부문의 영업이익 감소폭은 제한됐다.
둘째, 자회사 지누스가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지누스는 올 1분기에 27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반덤핑 관세 관련 환입이 반영되며 이익 기여도가 크게 확대됐다. 지누스의 ‘스몰박스(소형 가구 패키지)’ 제품이 북미 시장에서 호조를 보인 것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셋째, 면세점 부문의 손익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지난해 1분기 -52억 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은 올해 같은 기간 -19억 원으로 축소되었고, 공항점에서의 럭셔리 브랜드 판매 호조가 이를 뒷받침했다. 시내면세점 역시 효율화 작업이 가시화되며 수익성 중심 운영으로 전환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적 환경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소비경기 위축과 계절성 상품 판매 부진, 여기에 임대료 상승 부담까지 겹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백화점은 효율적인 매장 운영과 구조조정, 수익 다변화를 통해 이익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IBK투자증권은 “면세점 업황 회복세가 뚜렷하고, 지누스는 구조조정 이후 실적 안정화 국면에 진입했다”며 “하반기 시내 면세점의 추가 효율화와 지누스 매출 확대가 이어질 경우, 연간 실적도 기대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전통 유통업의 틀을 넘어, 글로벌 소비시장과 연결된 포트폴리오를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1분기 실적은 그 전환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