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추위에 겨울옷 생산 늘린 패션업계…재고자산 비율 최대 35% 

한섬 지난해 재고자산 총자산의 35.75% 고온·고물가 영향에 소비심리 위축돼

2025-05-12     구변경 기자
사진=연합뉴스

패션업계가 재고 자산 증가로 진퇴양난을 겪고 있다. 지난 겨울 역대급 추위 예보가 이어지면서 단가가 높은 패딩 상품 생산을 늘렸지만, 날씨가 춥지 않은데다 고물가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재고 자산이 쌓인 탓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섬의 지난해 재고자산은 6243억 원으로 총자산 1조 7462억 원의 35.75%에 달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재고자산은 총 3222억 원으로 총자산 1조 3331억 원의 24.16%에 이른다. 

F&F의 지난해 재고자산은 3250억 원으로 총자산 2조 2860억 원의 14.22% 수준이다.

같은 해 LF의 재고자산은 3870억 원으로 총자산 2조 9150억 원의 13.28%로 일제히 재고 자산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패션기업들의 재고 자산은 수익성에 영향을 준다. 재고는 곧 관리 비용 지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이상 기후도 영향을 줬다.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도 패션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초 3%대에서 점차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1월(2.2%), 2월(2.0%), 3월(2.1%), 4월(2.1%) 4개월 연속 2%대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패션 부문에서 날씨의 영향은 절대적인데, 종잡을 수 없는 날씨는 패션업계에 우호적이지 않다. 

이상기온이 매출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는 '기후변화 리스크'가 커지자 실제 백화점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애쓰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주요 패션 협력사 15개 사와 자사 패션 바이어로 구성된 '기후변화 태스크포스(TF)'를 지난해 12월 출범해 기존의 시즌별 판매 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도 기존의 4계절로 구분된 상품 전략을 수정해 변화하는 기온·기후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