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핫이슈] 홈플러스, 협력사와 공급 갈등 지속…정산 둘러싸고 소송전 예고

서울우유, 지난달 20일부터 납품 중단 홈플러스 "물품 공급·정산 문제 없다" 

2025-04-23     구변경 기자
사진=연합뉴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가 일부 협력사와 공급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입점업체(테넌트)와 수수료 정산을 두고 소송전도 예고되는 상황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협력사들의 납품 재개를 위해 납품대금 정산주기, 지급 방식 등 계약 조건을 변경했다.

지난달 납품을 재개하면서 정산주기를 기존 50일에서 20일로 단축하는가 하면 납품 재개 후 정산 빈도를 월 1회에서 2회로 늘렸다.

일부 기업은 여전히 홈플러스와 납품을 두고 갈등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0일부터 납품 중단 중인 서울우유의 경우 채권 규모가 70억 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당장 이달 업체마다 만기 도래일이 다가오면서 추가 납품 중단도 예상된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회생신청 전 채권은 모든 회사가 다 지급을 못받고 현재 묶여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다행히 회생신청 후 서울우유가 납품해서 지급이 도래하는 채권은 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입점업체와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15일 일부 입점업체 점주들을 대상으로 내용증명을 보냈다. 정해진 시점 내 홈플러스 측에 3월 매출을 입금하지 않을 경우 법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입점업체 점주들은 홈플러스가 '말 바꾸기'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내 홈플러스 대책 TF는 이달 들어 비공개 간담회로 전환해 4월 초 간담회를 가졌다. 신건호 상무와 입점업체 협의회 간부들이 자리했는데, 간담회 참석자들은 신 상무가 '입점업체들에게 입금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홈플러스 측은 "정산 방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바이어들이 입점업체 점주들에게 강경하게 발언한 부분이 있어 '언행에 신경쓰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홈플러스의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으로 피해를 본 개인·법인 투자자들이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 등을 지난 11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개인·법인 피해자 120여명이 이름을 올렸고,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들의 피해액이 900억원대로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납품한 물품대금에 대한 지급 조건 이견으로) 공급이 중단된 서울우유를 제외하고 물품 공급과 이달 정산 계획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