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막바지' 마곡, 대기업·상업시설 몰리며 집값도 '꿈틀'
마곡동 아파트 평균 시세 12.3억원 기록...강서구 전체 평균 웃돌아 LG전자·DL이앤씨 등 대기업 입점 계속...트레이더스 등 상업시설도 ↑ 주요 단지도 올라..엠벨리9단지, 지난달 12억8천만원으로 신고가 경신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가 잇따른 호재로 들썩이고 있다. 대기업 R&D(연구개발) 시설과 대형 복합단지 조성이 본격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마곡동 아파트 평균 시세는 12억3647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강서구 전체 평균 시세(9억1146만원)를 크게 웃도는 금액으로, 강서구 내에서도 집값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처럼 마곡동이 최근 강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마곡지구 개발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이 있다. 마곡지구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일대 약 366만㎡ 규모 부지를 산업단지와 공동주택 등으로 조성한 대규모 도시개발구역으로, 주거단지(약 110만㎡), 산업·업무지구(약 186만㎡), 공원복합단지(약 70만㎡) 등 세 개 권역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개발돼 왔다.
2007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조성 초기에는 더딘 개발 속도로 인해 '무늬만 서울'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리적으로 서울 서측에 치우쳐 있다는 점도 단점 중 하나로 지적됐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2010년 들어 기업들의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급격히 달라졌다. 마곡산업단지에 LG사이언스파크를 비롯해 코오롱, 롯데 등 대기업 연구시설들이 자리잡으면서 일대 개발에 속도가 붙은 것이다. 마곡산업단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총 209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이곳에서 근무하는 연구인력만 1만2855명에 달한다.
최근까지도 대기업들의 입주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에 연구동 4개 동을 추가로 완공했고, 이에 따라 기존 R&D 캠퍼스에서 근무하던 연구원 2000여명이 마곡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9월 준공된 업무·상업 복합시설 '원그로브'에는 올해 DL이앤씨와 DL건설이 입주할 예정이며, 에어인천과 사람인 등도 임차계약을 체결하며 본사 이전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마곡지구에는 상업·행정 인프라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원그로브몰 내 전국 최대 규모의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문을 열었고, 교보문고와 유니클로 등도 입점을 확정했다. 강서구청도 마곡지구 내 신청사 부지로 오는 2026년 이전을 앞뒀다. 이 밖에도 김포공항 복합개발, 가양동 CJ부지 개발 등 인근 지역에서도 대규모 개발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기업과 인프라 유입, 주변 개발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마곡지구 부동산 시장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기업 입주가 늘어나면서 관련 종사자를 중심으로 주거 수요도 함께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KB부동산시세에 의하면 '마곡엠밸리9단지'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12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같은 달 10억5000만원에 거래된 곳으로, 1년 사이에 집값이 2억원 뛰었다.
또한 마곡동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 전용면적 59㎡는 지난해 3월 10억6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12억8000만원에 실거래되며 2억1500만원 올랐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마곡역 인근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A씨는 "아무래도 (마곡지구로 이동하는) 대기업 직원들 수요가 높다 보니 집값도 조금씩 오르는 것 같다"며 "특히 대장 단지로 꼽히는 마힐마(마곡 힐스테이트 마스터)나 위치가 좋은 엠벨리 7단지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B씨는 "2023년에 가격이 한번 떨어졌는데, 요새 어느 정도 회복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저가 매물들은 많이 소진됐고, 앞으로도 호재가 많아서 인근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는 더 오를 거라고들 예측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