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핫이슈] 홈플러스 '납품 갈등'…전체 협력사로 확산하나 

협력사들 불안감 속에 납품 이어와 "납품업체와 소통 확대·현금 계획 공개해야"

2025-04-09     구변경 기자
사진=연합뉴스

홈플러스가 일부 협력사와 납품 중단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홈플러스는 일부 대기업 협력사의 과도한 요구로 인해 2차 협력사와 농축산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파트너사들은 운영에 피해를 주고 있는 곳은 홈플러스라고 반박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서울우유 등 일부 협력사 간 납품 협의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3주 가까이 상품을 공급하지 않고 있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업계에선 이들의 공방이 장기화하면서 전체 협력사로 사태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홈플러스는 지난 7일 "서울우유 등 소수의 일부 대기업 협력사들이 ▲회생채권 전액 즉각 변제 ▲물품 대금 현금 선납 조건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들어주지 않자 상품 공급을 중단하거나 거래 규모를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농축산물 관련 대기업은 2차 협력사와 농가로부터 원료를 공급받는데, 납품 축소로 이들의 물량이 감소하며 피해가 2차 협력사로 전가되고 있다는 게 홈플러스 설명이다.

그러나 서울우유 등을 비롯해 한국농축산연합회는 즉각 반박했다. 한국농축산연합회 측은 "MBK파트너스 회장의 사재출연 이행 등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가시적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지금도 농축산업계 등 납품 조합(업체)들은 불안감 속에서 홈플러스 납품을 이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납품 중단 사태가 서울우유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회생 절차 초기에도 대금 미지급 우려에 다수의 업체가 납품 중단하고 거래를 회복했지만, 향후 대금 지급이 지연되거나 신뢰가 사라질수록 갈등이 재점화할 수 있어서다. 협력업체와의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홈플러스에 대한 신뢰는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단순한 입장 표명에 그칠 게 아니라, 납품업체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확대하고 구체적인 현금 흐름 관리 계획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기업 신용도가 낮아진 상황에서 거래처가 현금 지급을 요구하거나 공급을 보류하는 건 위험 관리 차원에서 당연한 조치"라며 "홈플러스에서의 납품 중단을 전체 농가 피해로 프레임 씌우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