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크리스마스트리 뒤에 숨겨진 '에너지 낭비'
[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크리스마스가 한 달도 더 남았지만 백화점이 있는 도심은 벌써부터 트리 장식으로 반짝인다.
롯데·현대·신세계·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이달 초 일제히 크리스마스트리 점등 행사를 진행했다. 예년 같으면 11월 중순경 점등하겠지만, 올해는 침체된 경기 진작을 위해 유통업계는 일찌감치 연말 마케팅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4일 무역센터점 정문에 13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전시했고, 한화갤러리아에서 운영하는 갤러리아 명품관 역시 이스트 외관을 거대한 선물 박스로 변모시켰다.
롯데백화점은 6일부터 연말까지 본점 코스모너지 광장(을지로입구)에 23m 규모의 초대형 크리스마스트리인 '시그니처 트리'를 설치해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시즌 백화점의 트리와 가로수를 이용한 반짝이 조명 뒤에는 전력 낭비라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트리는 대형 건물 전체를 장식하는 외부 조명을 환하게 켜 놓을 경우 시간당 최고 2500kW가 소모된다. 폭염으로 에너지 사용이 급증하는 여름철 못지않은 전력 사용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사용되는 것이다. 또 트리를 장식하는 다량의 플라스틱 장식품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크게 늘려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다.
트리 장식은 삭막한 도심 풍경을 바꿔놓고,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활력소를 안긴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하지만 에너지 낭비와 그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가져오는 심각성은 그보다 몇 곱절 크다.
한 시민단체에서는 "백화점 등 기업에서 크리스마스트리 설치 전 한 번쯤은 고민해 봐야할 문제다"라면서 "화려한 조명을 줄이고 낭비되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안이 필요한때"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형 크리스마스 장식과 정반대 방향에선 '에너지 절약형 트리'나 '그린 크리스마스 프로젝트' 같은 대응책이 눈길을 끈다.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1만 4천여 권의 책을 쌓아 만든 별마당 북트리를 코엑스 별마당도서관에 설치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별마당 북트리는 미국의 북 아트 예술작가인 ‘마이크 스틸키(MIKE STILKEY)’의 설치 미술품으로, 버려진 책을 이용해 책 속의 동화가 실현된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9M의 초대형 설치 미술이다.
이외에도 스타필드 하남에는 행운의 골드 컬러로 만든 골드 포레스트, 스타필드 고양에는 레고 600만 개 활용한 레고 트리 등 다채로운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했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