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핫이슈] 中 단체 비자 면제에 면세업계 '단비' 되나 

업계 7∼9월 한시 면제 조치 일제 '환영' 주요 관광지 포함 단체상품 개발 검토

2025-03-25     구변경 기자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3분기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 비자 면제를 추진하면서 면세업계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2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3분기 중 전담여행사가 모집한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 비자 면제를 추진한다. 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다음 달 중 시행 계획을 먼저 발표할 계획이다.

중국 관광객은 현재 제주도에만 비자 없이 30일간 체류할 수 있다.

정부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데는 과거 단체관광객(유커)이 '큰 손'으로 불리면서 내수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작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460만명으로, 전체 인바운드(국내 유입 관광)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행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100만명 증가하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0.08%포인트(p)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추산했다.

오는 3분기 중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중추절(10월 1~8일)과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이 예정돼 있는 것도 긍정적인 시그널로 판단된다.

긴 침체에 빠진 면세업계도 이번 조치가 중국인 관광객을 대거 유입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가뭄의 단비'가 될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일부 면세점들은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움직임에 발빠르게 나섰다. 현대면세점은 아쿠아리움 등 서울 내 주요 관광시설과 연계한 단체관광 관련 상품 개발을 검토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유커 복귀에 맞춰 연말까지 단체 관광객 5만명을 유치하겠단 목표다. 특히 기업 포상 단체관광객의 경우 쾌적한 쇼핑 환경 제공과 이들의 편의를 위한 페이먼트 제휴 등에 초점을 맞춰 준비 중이다. 

롯데면세점도 여행 패키지 상품 직접 개발 등 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전략 수립에 나섰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 메인 고객이었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다시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 면세점 입점 고객수가 증가하고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도 "환율 등 어려운 외부 요인은 변하지 않지만 면세점 주 고객층인 중국인들이 들어오면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 역시 "중국 단체관광객 증가가 면세점 매출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고환율 및 중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순 없다"고 전했다.

면세업계는 지난해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69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4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면세점도 각각 359억원, 288억원 적자를 냈다. 아직 연간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롯데면세점도 1∼9월 누적 영업손실이 922억원으로 연간 적자가 유력시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