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핫이슈] 김병주 MBK 회장 사재 출연 규모 관건…홈플 노조 "글쎄"
업계, 정상화에 1조 원 이상 필요 마트노조 "10년 전 1조원 투자도 안 지켜"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이 사모펀드 운용사로선 이례적으로 '사재 출연' 카드를 꺼내 들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김 회장은 구체적인 사재 출연 규모는 밝히지 않고 있어 업계에선 불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정상화에 1조 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본다.
홈플러스는 17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16일 MBK 파트너스 김 회장이 홈플러스 대주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금 사정이 어려운 소상공인들의 채권을 조속히 지급할 수 있도록 홈플러스에 재정 지원을 하기로 결심했다"며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영세업자 채권 지급은 물론 소상공인에 대한 대금 지급도 조기에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사재 출연 규모는 여전히 내놓지 않았다.
이어 "대기업 협력사 채권도 분할상환 일정에 따라 최대한 빨리 변제 완료함으로써 협력사, 입점점주 분들의 불안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모펀드 운영사가 경영난에 직면한 투자회사에 자금을 투입해야 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경우, 대형마트 업종 자체가 서민경제와 직결된 문제라 국회까지 개입한 데다 사회적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김 회장 역시 이례적으로 사재출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는 지난 4일 회생개시 후 납품대금 등 상거래 채권은 정상 지급하고 있으나 작년 12월부터 올해 1·2월 발생한 밀린 상거래 채권에 대해선 아직 지급을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업계는 MBK가 회생 관련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홈플러스의 영업이 중단되지 않으려면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한다.
홈플러스가 매달 정산해야 하는 상거래 채권 규모는 5000억원 수준이다.
무엇보다 금융권 자금 조달이 모두 막히면서 유일한 유동성 확보인 판매 대금으로 정산하겠다는 계획안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홈플러스 마트노조는 MBK와 김 회장의 사재 출연 발표에 진정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트노조는 "MBK는 10년 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2년 내 1조원을 투자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며 "자신들의 빚 청산 등을 위해 홈플러스 주요 부동산을 모두 팔아치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