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기습 회생 신청 MBK파트너스…운용 보수 1조 챙겼다

2025-03-13     최영희 기자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

고려아연 인수를 추진 중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데 활용한 펀드 운용으로 1조 원 가량의 운용 보수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3호 블라인드펀드에서 3조2000억원을 조달했다.

인수금융과 홈플러스의 기존 부채를 포함한 전체 인수 비용 7조2000억원 가운데 44%에 이르는 금액으로 홈플러스 인수의 종잣돈이 된 셈이다.

그런데 이 3호 펀드는 홈플러스 외에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두산공작기계, 네파, 대성산업가스, 일본의 아코디아 넥스트 골프, 홍콩브로드밴드네트워크(HKBN) 등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데도 사용됐다.

이 자금으로 MBK는 아코디아 넥스트 골프를 1조원에 인수해 4조원에 매각했다.

3조원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또한 두산공작기계에 1조1300억원을 투자, 1조원 이상의 차익을 남겼다.

오렌지라이프 역시 약 2조원이 넘는 수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지난해 9월 말 기준 3호 블라인드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이 28%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IRR은 초기 투자 비용과 이후 투자자금의 흐름을 고려한 예상 수익률이다.

3호 블라인드 펀드에서 손익이 실현되지 않은 투자 포트폴리오는 홈플러스와 네파 정도다.

특히 MBK가 3호 블라인드펀드를 운용하면서 챙긴 보수도 상당하다.

MBK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운용 보수로 2억5000만달러(현재 환율로 약 3630억원), 성과 보수로 5억3000만달러(약 7695억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총 1조1325억원에 이른다.

운용 보수는 펀드가 청산되지 않아 지금도 정기적으로 수령한다.

성과 보수의 경우 통상 전체 15∼20%를 유보액으로 남겨둔다는 점을 감안해도 최소 1조원 안팎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홈플러스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챙겼음에도 아무런 자구책 없이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MBK의 무책임한 행태에 대한 비판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MBK가 홈플러스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바란다면 지금이라도 3호 블라인드펀드로부터 받은 보수 일부를 내놓는 등 자구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병주 회장을 포함해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 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 대표,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 강경모 홈플러스 입점협회 부회장 등 5명을 오는 18일 긴급 현안 질의에 부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