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승계 핵심’ 한화에너지 IPO 추진…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입지 키울까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한화에너지 지분 25% 보유 한화에너지 상장 후 그룹 합병 통한 승계 시나리오 유력

2025-03-12     김자혜 기자
사진=각 사 취합

한화그룹의 승계 핵심으로 평가받는 한화에너지가 기업공개(IPO)설에 휩싸였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상장 이후 그룹 내 입지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가 최근 여러 증권사에 입찰제안 요청서(RFP)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이 한화에너지에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면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을 나눠 가진 기업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50%로 가장 많고,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각각 25%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이유는 한화에너지가 모그룹 한화의 지분을 22.16% 보유한 2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한화에너지의 지분과 김승연 회장의 한화 지분(22.16%)을 합치면 그룹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화에너지는 여수국가산업단지와 군산2국가산단 등에서 열병합발전소 기반 집단에너지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해외 태양광, 전력리테일 등 사업도 병행하고 있지만, 지난해 9월 말 기준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같은 해 한화컨버전스를 흡수합병하고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통영에코파워 지분을 인수하는 등 수익성 개선 작업도 진행됐다.

가장 주목받는 시나리오는 한화와의 합병이다. 만약 한화에너지가 한화와 합병하게 되면 대주주 명단에 세 형제가 나란히 이름을 올리면서 자연스러운 승계가 이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상장사 간 합병을 위한 사전 준비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화에너지의 IPO는 특히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그룹 내 입지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현재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그룹 지분 4.91%와 한화에너지 지분 50%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김동원 사장은 한화생명의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그룹 내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둘 다 한화 지분 2.14%와 한화에너지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의 상장 이후 김동원 사장에게 그룹 승계 구도에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그룹은 이번 IPO와 관련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 계획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IPO 검토 역시 국내외 신인도를 높이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