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핫이슈] "납품 재개했지만…" 홈플러스 협력사 불안감 고조
중소 협력사 제품 공급 여부 두고 고심 '어음 리스크'로 대금 정산 불확실성↑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가 중단됐던 납품을 재개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대금 정산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감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납품업체는 1800곳, 임차인은 7000곳에 이르는데 일부 업체들은 여전히 자금 집행 계획이 불확실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 의존도가 높고 자금 사정이 더 빠듯한 중소기업들은 대금 지연에 따른 경영난 타격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입산 돼지고기·소고기를 납품하는 A사는 지난달 홈플러스에서 받아야 할 1월 정산 대금을 받지 못했다. 홈플러스가 법정 관리에 들어가며 대금 지급이 일시 중지된 탓이다.
최근 홈플러스에 계속 제품을 공급할지 여부를 두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발생한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가 여전히 트라우마로 남으면서 중소업체들은 회생절차 진행 상황에 따라 납품 또는 정산 과정에서 생길 변수를 우려하는 것이다.
A사 관계자는 "냉장 수입육을 공급하고 있어 품질 유지를 위해 납품이 일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며 "정산을 받은 후 물품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홈플러스 납품을 재개한 한 식품업체 관계자도 "납품을 재개했지만, 지난달 정산 대금은 3월 말이나 돼야 지급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어 가봐야 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홈플러스는 현재 가용 현금 잔액이 3090억원이고, 이달 유입될 예상 순현금이 3000억원 등 약 6000억원의 여력이 있어 상거래 채권 지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문제는 '어음 정산' 계약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협력사마다 현금과 어음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지는데 통상적으로는 어음 발행으로 처리한다. 어음은 업체마다 만기일이 다른 데다 최근 기업회생 여파로 정산 일정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음의 경우 원청업체가 만기 어음일에 맞춰서 해당 은행에 정산 금액을 예치하는 구조"라며 "이번 사태가 점점 악화해서 최악의 경우 홈플러스를 찾는 고객들이 줄고 매출이 떨어지면 그런 어음들도 위험해질 순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