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경기 침체로 면세점 '암운'
1월 6.5억달러···전월比 25% 감소 해외 관광객 수 늘었지만 매출 급감
면세점 업계 암운이 깊게 드리우고 있다. 고환율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내·외국인이 국내 면세점(시내·출국장·입국장·지정)에서 일으킨 매출은 6억 5564만 달러로 지난해 12월(8억 7522만 달러) 대비 25.1% 감소했다. 지난해 1월 매출이 11억 9946만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 45% 이상 매출이 급감한 셈이다.
1월 면세점 방문객 수가 늘었음에도 매출은 되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면세점 인원수는 229만 명으로 전월 대비 0.4% 줄긴 했으나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이에 반해 매출액은 9544억 원으로 전월 대비 24.1%, 전년 동기간과 비교했을 땐 40% 줄었다. 매출 기준으로 봤을 때 인원수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컸다.
이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면세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가운데 한국을 찾는 외국인수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고환율이 지속되고 관광객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중국의 내수경기 침체 등도 면세점의 매출 감소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외국인들이 면세점보다 올리브영이나 다이소 등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지출이 늘어난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요 면세점 4개사(롯데·신라·신세계·현대)는 지난해 영업손실 합계가 3000억 원에 육박하는 등 적자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외국인 관광객의 면세 소비를 늘리기 위해 전례없던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외국인 단체 관광객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며 반전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막대한 영업손실을 만회하고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지난 2일 대형 크루즈 단체 관광객 3000여 명이 부산을 방문해 부산점을 찾아 쇼핑을 즐겼다. 3일과 5일 양일에는 대한 암웨이그룹 임직원들이 비즈니스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해 국내 면세점으로는 유일하게 롯데면세점을 방문했다.
오는 12·15일에는 다단계 마케팅업체 애터미의 중국 직원 230명이 두 차례에 걸쳐 방문 예정이다. 23일엔 부산 크루즈 스펙트럼호를 탄 3500여 명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롯데면세점 부산점을 찾고, 27일엔 중국의 한 뷰티그룹에서 800여 명이 방한해 명동 본점을 방문한다.
신세계면세점도 프랑스 몰트위스키 '미쉘 쿠브어' 한정판 위스키를 출시하거나 인천공항 2터미널 개장 7년 만에 최초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루이뷔통 매장을 선보이는 등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