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홈플러스 법정관리, 사회적 책임에 관심 없는 사모펀드 MBK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났다.
아침 저녁으론 여전히 쌀쌀하지만 낮에 봄 햇살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따뜻해졌다.
경기에도 햇볕이 들면 좋겠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올해 GDP 성장률을 1.5%로 낮춰 잡았다.
하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 등으로 수출이 줄어들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대내적으로 정치적 불안정 등으로 인한 소비와 투자가 위축세다.
특히 완전히 침체된 내수는 성장률을 더 둔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하루가 멀다하고 건설업체들의 도산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는 와중에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갑작스럽게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파장은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도산 결정을 내리기 직전까지 개인과 법인 등의 일반 투자자들을 상대로 기업어음(CP) 등을 팔았고 국민연금도 6000억원 안팎을 투자해 손실 위기에 놓였다.
게다가 상품권 중단에 이어 홈플러스에 납품을 중단하거나 물량을 줄이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금융권을 넘어 납품업체들의 줄도산까지 염려되는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납품업체들의 경우,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책임에 충실해야 한다.
내부 고객인 직원에서부터 외부 고객인 소비자는 물론 지역 경제에도 선한 영향력을 줘야 한다는 뜻이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고려아연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주환원, 거버넌스 개선, 주주참여를 통한 고려아연의 가치 향상 등이 명분이다.
하지만 이번 홈플러스 사태를 보면서 고려아연을 인수하더라도 향후 경영능력에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사모펀드의 특성 상 수익률을 중요하게 여긴다지만 기본적인 사회적 책임조차 지지 않으려는 경영 행태는 어디에도 설 땅이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