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공룡 등장에 세분화로 방향전환(?)여가 플랫폼

에어비앤비 쿠팡 거대 자본 플랫폼 합류…‘야놀자’・‘여기어때’ 프리미엄화로 ‘맞불’

2019-02-12     안세준

[핀포인트뉴스=안세준 기자] 국내 숙박 어플 시장을 석권하고 있던 여가 플랫폼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최근 고품격 프리미엄 숙소 추천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기존 단순한 숙박을 넘어 글로벌, 액티비티 전략을 가동한다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속내는 에어비앤비 등 대형 공유숙박 공룡의 한국시장 진출에 앞서 세분화된 영역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공룡의 등장은 여가플랫폼 시장이 이제 이는 깃발만 꽂으면 승승장구하던 시절에서 무한경쟁으로 들어가는 전초전인 셈이다.

12일 야놀자는 고품격 숙소 추천 매거진인 프리미어 콜렉션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여행 활성화와 가치소비 트렌드의 영향으로 보다 특별하고 수준 높은 숙소를 찾는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기획됐다는 설명이다.

야놀자에서 예약 가능한 국내 전역의 고품격 숙박시설들을 선정, 매주 화요일마다 매거진 형태의 콘텐츠로 소개한다.

각 호마다 선정 숙소의 자세한 공간 소개는 물론 이용 팁 등도 함께 전한다.

매거진 이미지는 기존 숙소정보 사진이 아닌 실제 잡지 수준으로 별도 촬영한 사진을 사용하며 모든 작업은 콘텐츠 전담팀이 진행한다.

매월 프리미어 콜렉션 숙소 예약고객 대상 50만원 숙박권 추첨 이벤트도 상시 진행될 예정이다.

김혜정 브랜드마케팅실장은 “마음에 드는 숙소 하나만으로도 여행이 훨씬 특별해질 수 있는 만큼 고객들에게 ‘가치 있는 스테이’를 제안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어때는 블랙을 선봉으로 프리미어 시장 공략을 공식화 했다.

앞서 지난해 5월 시작된 여기어때 블랙은 엘리트 회원제도, B2B 전용 여기어때 비즈니스처럼 프리미엄 멤버십으로 운영되며 전문 큐레이터가 검증한 숙박을 모아 매거진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50여 곳의 문을 연 여기어때 블랙은 출시 5개월여 만에 △서울(12) △경기·인천(13) △부산·경상(11) △강원(14) △충청(5) △전라(5) △제주(22) 등 82곳의 전국 라인업을 구축했다.

여기어때 블랙의 월평균 성장률은 50%에 이른다.

하루 숙박 20만 원 이상인 숙박시설의 객실 예약 건수 비중은 서비스 개시 전과 비교했을 때 63% 상승했다.

여기어때 마케팅 담당자는 “전문 숙소 큐레이터가 블랙 숙소를 직접 경험하고 상세히 리뷰하는 콘텐츠 '에디터 노트'가 구매전환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인생숙소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추천받고, 예약 가능하다는 이점이 고객 마음을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향후에도 여기어때 블랙의 슬로건인 ‘단 하루의 휴가가 주어진다면’에 걸맞은 최상의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들 기업이 단순 숙박시장 개념을 넘어 같은 시기에 프리미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을 두고 글로벌 공유숙박 기업인 에어비앤비의 등장에 앞선 선제적 대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정부가 오는 3월 공유숙박 도입을 추진하면서 에어비앤비가 국내 여가 플랫폼 시장의 독점 지위를 누릴 것이라는 관측도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에 쿠팡 등 물류업계까지 여가 플랫폼 시장에 발을 들이며 향후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것이란 전망도 이들 기업들이 세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선 이유로 풀이된다.

실제 쿠팡은 최근 국내여행 카테고리 중 ‘숙박’ 서비스를 전면 개편해 플랫폼 경쟁에 채비를 마쳤다.

국내외 다양한 여행 상품들을 고객들과 편리하게 이어주는 쿠팡의 여행 카테고리는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으로 나뉘어 있다. 그중 개편을 진행한 국내여행 ‘숙박’은 호텔/리조트, 펜션/캠핑 등 전국의 숙박 상품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서비스다.

이번 개편은 ▲쉽고 빠른 검색 ▲즉시예약 ▲간편한 취소를 골자로 하고 있다. 선호 상품 추천 기능과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는 필터 기능 등을 강화하면서 고객들의 쇼핑 편의성을 높여 기존 플랫폼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물론 공유숙박업체의 한국진출이 여가 플랫폼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일부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이 원룸, 오피스텔을 숙소로 빌려주는 불법 영업이 법이 통과되면 에어비앤비뿐만 아니라 여가 플랫폼을 이용하는 곳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서다.

에어비앤비가 현재의 플랫폼을 유지한다면 기존 플랫폼 기업들은 게스트하우스를 새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 사업 기회가 많아질 수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에어비앤비 등 숙박공유 기업의 합법적 국내 진출을 앞두고 여가플랫폼 회사들의 주판알 튕기기는 이미 시작됐다”며 “프리미엄 시장 진출과 세분화를 통한 영역 확대는 결국 유불리를 떠나 거대 기업의 진출에 따른 선제적 대비 차원”이라고 풀이했다.

안세준 기자 to_serap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