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늪' 홈쇼핑, 고마진 상품이 효자네
주요 4사 영업이익 증가율 플러스 향후 수익성 우선 전략 집중
부진에 늪에 빠졌던 TV 홈쇼핑 업계가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모두 '플러스'로 돌아섰다. 고마진 상품을 확대한 전략이 먹히며 이익율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832억 원으로 전년보다 20.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4514억 원으로 8.5% 늘었다.
CJ보다 먼저 실적을 발표한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도 지난해 618억 원과 49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37.7%, 503.4% 증가한 실적을 받아들었다. 다만 GS샵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4% 감소했지만 1071억 원을 기록하며 TV홈쇼핑 4개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불과 1년 전과 비교하면 플러스 된 실적이다. TV홈쇼핑 4개사 모두 2023년 연간 기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모두 '마이너스'였다.
2023년 영업이익 감소율은 전년보다 CJ온스타일 -4.1% , GS샵 -17.3%, 현대홈쇼핑 -60.2%, 롯데홈쇼핑 -89.4%였다.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홈쇼핑 사들이 반전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고마진 상품을 확대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가전·렌탈 등 매출에는 기여하지만 마진율은 낮은 상품군을 대폭 축소하고 고마진 상품군을 확대했다. 그 결과 취급고 매출은 전년 대비 5.3% 감소했지만, 매출총이익률이 개선되고 비용 효율화에 따른 판매관리비가 절감된 결과를 받았다.
롯데홈쇼핑도 지난해 상조·렌탈 등 저마진 무형 상품을 축소하고 패션·뷰티 등 고이익 상품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바꿨다.
CJ온스타일은 TV에서 나와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MLC)라는 돌파구로 방향을 선회했다. CJ온스타일의 지난해 MLC 거래액은 3232억 원으로 전년 대비 95.5% 증가했다. MLC이 강화되자 TV와 e커머스가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효과도 봤다.
하지만 매출 성장세가 더딘 가운데 케이블TV 등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가 매년 불어나는 점은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다. 홈쇼핑업체들은 이로 인해 올해 더 'TV 의존도 줄이기'에 사활을 걸 방침이다. 모바일 라이브 방송이나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유튜브 등으로 판매 채널을 다각화 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CJ온스타일은 2021년 TV홈쇼핑·온라인몰·데이터홈쇼핑(T커머스)에서 각각 선보였던 브랜드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선보여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원플랫폼' 전략을 본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채널의 경계를 허물면서도 T커머스,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유튜브 등 각 채널의 특성에 맞는 맞춤 판매 전략도 짜고 있다. GS샵도 숏폼 콘텐츠를 강화해 유튜브로 채널을 확장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같은 외형 확대보다는 고마진 상품 확대 등 수익성 우선 전략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