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공휴일·한파'에 1분기 백화점 실적 반등하나

고가 패딩 판매 늘어 1분기 실적개선 기대 주요 백화점 겨울옷 재고 소진 적극 나서

2025-02-11     구변경 기자
사진=현대백화점

지난해 4분기 부진을 면치 못했던 백화점 업계가 올해 1분기 이를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1월 최장기간 설 연휴가 이어진 데다 최근 한파가 반짝하면서 패딩 등 겨울 아우터 판매가 반등 시그널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1.2로 전월 대비 3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지난해 10월(+1.8p) 이후 석 달 만에 반등했다.

CCSI는 6개 주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더해 산출하는 경제 심리 지표로, 2003년부터 2024년까지 장기 평균을 기준값 100으로 두고 이를 웃돌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이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특히 청년층 사이에서 경기 개선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경기 전망과 관련해 30~40대 저연령층에서 더 좋게 응답한 부분이 있었다"며 "예전 탄핵 정국에서도 봤듯이 약간의 불확실성만 해소된다면 경기가 심리적으로는 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업계도 이 같은 분위기에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4분기 각각 1809억 원, 121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6%, 15.8% 감소한 실적을 받아들었다.

다만 올해 1분기 실적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설 연휴가 최장 9일까지로 늘어난 데다 명절 기간 백화점 소비가 늘어나는 것도 호재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올해 1∼2월 폭설을 동반한 한파가 닥치면서 고마진 상품으로 분류되는 패딩 등 겨울 의류 판매가 늘어 실적을 끌어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롯데백화점에서 지난달부터 이달 4일까지의 럭셔리(고급) 패딩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0%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이 기간 프리미엄 아우터 매출이 65.7% 급증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아웃도어 매출은 22% 증가했다.

앞서 직전 겨울(2023년 12월∼2024년 2월)시즌에는 평균기온이 2.4도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아 겨울옷 판매가 부진했다.

아우터 수요가 뒤늦게 늘면서 유통업계는 그간 팔지 못한 겨울옷 재고 소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아울렛은 오는 16일까지 봄맞이 행사인 '봄격준비 시작해봄'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도 오는 23일까지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판교점 등 전국 7개 점포에서 순차적으로 올겨울 마지막 아우터(외투) 할인 행사로 '해외패션대전'을 연다.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통상 10∼11월에 겨울옷 소비가 시작돼야 하는데 이번 겨울에는 날씨가 따뜻해 겨울옷 소비가 1∼2월에 더 많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날씨 덕분에 올해 1분기에는 실적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