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규의 雜說] 설날 차례상, 전통과 현대의 균형 찾기

2025-01-27     김형규 기자
김형규 편집국 부국장 겸 생활경제부장

설날이 다가오면 많은 가정에서 차례상을 준비하느라 분주해진다. 차례상은 조상을 기리는 예를 담고 가족의 결속을 다지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현대인의 바쁜 생활과 가족 구성의 변화로 인해 전통적인 차례상 준비 방식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현실에 맞춘 실용적 차례상 준비는 설날을 맞이하는 현대인의 지혜로운 선택이 되고 있다.

차례상, 그 의미와 구성

전통적인 설날 차례상은 단순히 음식을 차리는 것을 넘어 조상에 대한 공경과 가족 간 화합의 의미를 담고 있다. 차례상의 구성은 음식 하나하나에 특별한 상징을 부여한다. 밥과 국은 조상에게 올리는 주된 음식으로 정성과 존중을 상징하며, 나물과 전은 자연과의 조화를, 과일과 한과는 풍요와 다산을 의미한다.

음식의 배치는 지방이나 가문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좌측에는 밥과 국, 우측에는 탕이 놓이며, 조상과의 소통을 상징하는 정갈한 배열이 강조된다. 차례상에 오른 음식은 조상의 은혜를 되새기며 가족이 함께 나누는 것에 중점을 둔다.

현대인의 차례상 준비, 간소화의 필요성

오늘날에는 차례상 준비 방식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에는 집안 어른들이 대부분의 준비를 맡아 직접 음식을 만들었지만, 이제는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들을 위한 간소화된 차례상 준비가 주목받고 있다. 간소화된 차례상은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준비 과정에서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반조리 형태의 전과 나물 세트를 제공해 전통 음식 준비를 간편하게 돕고 있다. 더불어 프리미엄 간편식 상품은 품질과 맛을 유지하면서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을 현대적 방식으로 해석한 사례로, 젊은 세대가 차례의 의미를 이어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차례상을 준비하며 유의할 점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차례상 준비는 단순히 음식을 차리는 것을 넘어 가족이 함께 의미를 되새기는 과정이 중요하다. 정성과 배려가 담긴 차례상은 과하지 않아도 충분히 그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특히 다음의 몇 가지를 염두에 두면 더 나은 준비가 가능하다.

1. 필요한 음식만 준비하기: 차례상의 모든 항목을 준비하지 않아도 조상을 기리는 마음이 담긴다면 충분하다.

2. 가족 참여 독려: 차례상 준비는 가족 모두가 참여하며 조상의 은혜를 되새기는 시간으로 만들 수 있다.

3. 음식 낭비 줄이기: 차례 후 음식을 가족과 나누어 먹으며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차례상의 변화가 주는 메시지

현대 사회에서 전통적인 차례상 준비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 전통을 고수하는 것만큼이나 변화에 적응하며 그 의미를 계승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간소화된 차례상은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차례의 가치를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게 돕는다.

다가오는 설날, 정성과 마음을 담아 준비한 차례상은 가족 간 따뜻한 대화와 함께 진정한 명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전통과 현대의 균형 속에서 설날 차례상이 더욱 빛을 발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