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어워즈, 1위 아닌 제품은 뭔가요... 자정노력 必
[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투쿨포스쿨, 올리브영 2018 헬스&뷰티 어워즈 수상
유리아쥬, '2018 H&B 어워즈 1위 선정’
센카, 2018 올리브영 헬스&뷰티 어워즈 선케어 부문 1위 수상
아넷사, 2018 올리브영 헬스&뷰티 어워즈 선케어 부문 1위
아이소이 잡티세럼, 올리브영 에센스 부문 ‘6년 연속 1위’ 선정
21일 오전 쏟아진 보도자료의 제목이다.
CJ올리브영에서 개최한 뷰티 어워드에 꼽힌 제품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제품들이 전부 1위라고 하니 도대체 1위에 꼽히지 않은 제품은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이는 국내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제품에 대한 신뢰도는 물론이고 종국에는 기업 이미지까지 실추될 우려가 있어 해결책이 시급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먼저 이렇게 단일 시상식에서 1위 제품이 다수 쏟아진 이유는 뭘까.
K-뷰티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소비자의 미(美)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루에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화장품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렇다보니 화장품 업체들은 소비자가 어떤 화장품 신제품을 선택했는지 선택 기준은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H&B 스토어는 한 매장에서 다양한 제품군과 브랜드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가성비’와 ‘1인 가구’ 등 최근 트렌드에 최적화된 H&B 스토어는 빠르게 성장 중이다. 특히 2030세대를 주축으로 ‘젊은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의미 있다.
때문에 각 대기업에서는 발빠르게 H&B 스토어 진출에 나섰다. H&B 스토어 시장의 독보적인 1인자는 CJ올리브네트웍스다. CJ올리브영이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업계 2위인 GS리테일은 2018년 2월 왓슨스를 랄라블라(lalavla)로 이름을 바꾸고 공격적 출점을 선언했다.
이외에 롯데쇼핑은 롭스를 이마트는 지난해 부츠를 선보이며 H&B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날로 급성장하던 H&B 스토어는 시상식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매년 대표 상품을 선정해 발표한다. 21일 쏟아진 각 '~부문 1위 수상' 소식은 바로 이것이다.
말 그대로 '인기 높은 브랜드에 상을 수여한다'는 취지만 놓고 보면 딱히 문제가 될 지점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먼저 시상을 결정하는 매출 또는 판매량 수치에 대한 기준이 발표되지 않아 시상에 대한 모호성이 제기된다.
이들 브랜드들을 일제히 올리브영 ‘2018 헬스&뷰티’어워즈는 지난 1년의 매출을 기준으로 올리브영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이템에 앰블럼을 부여하는 시상이라고 내세웠다.
일본 클렌징 제품을 판매하는 센카측은 " ‘2018 올리브영 헬스&뷰티 어워즈’ 클렌징 폼 부문에서 1위를 수상했다"면서 "2016년 이래 3년 연속 클렌징 폼 1위에 선정되는 영예와 함께 국민 클렌징 폼의 명성을 다시 입증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 대목 어디에서 얼마나 판매돼 1위에 이르게 됐는지 명확한 수치가 없다.
또 다른 선크림으로 유명한 일본 브랜드 아넷사 역시 ‘퍼펙트 UV선스크린 아쿠아부스터’가 ‘2018 올리브영 헬스&뷰티 어워즈’ 선케어 부문에서 1위를 수상했다고 밝혔다.
아넷사 측은 "고객 매출을 기준으로 시상하기 때문에 그만큼 공신력이 높을 뿐 아니라 뷰티 트렌드도 파악할 수 있다"고 선정 배경을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의문점은 든다. 이들 제품이 수 년째 같은 상을 수상하는 것이 보통이라는 것. 한 번 인기를 모은 제품이 몇 년간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지만 똑같은 제품들이 거의 비슷하게 매년 상을 받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선크림, 비비크림 등의 경우 매년 새로운 제품과 그 해 트렌드에 맞는 제품들이 등장하기 마련인데, 그 제품들은 시상 목록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일정 브랜드의 제품들만 시상을 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 뷰티 어워즈를 비판만 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다.
이를 감안한다면 각종 시상식에서 팬 투표가 사라질 가능성은 아직까진 희박한 게 현실이다. 이들 스토어를 통해 중소기업 제품들이 유통 판로를 찾는 한 편, 소비자들 역시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한다면 대기업 H&B 스토어들의 시상식이 사라질 가능성은 아직까진 희박한 게 현실이다.
한 뷰티 아티스트는 "소비자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합당한 수치를 내놓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형식의 시상식에서는 매번 의심의 눈빛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라며 "시상 결과 수치의 공정성은 시상식의 권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 마련에 대해 이제는 기업 측의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