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트럼프發 직격탄' C커머스 시장 변화 예고

'中 60% 관세' 적용으로 알테무 입지 좁아져 韓 외연 확장 본격화…국내 e커머스도 긴장

2024-11-25     구변경 기자
사진=연합뉴스

미국 대선 여파로 국내 e커머스 환경이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에 60% 고율 관세를 공약으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가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미국 판로가 막히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다. 

이른바 C커머스로 불리는 중국계 e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 쉬인 등이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 가운데 외연 확장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e커머스 업체들도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에 60%의 관세를 예고한 가운데 C커머스의 국내 시장 공략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 물건을 미국에 수출하기 더욱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내년 초를 목표로 한국에서 18만㎡(약 5만4000평) 규모의 통합물류센터 부지를 물색 중이다. 예상 투자금은 3000억원 정도로 현재로선 평택항 인근 부지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또 국내 인력 규모도 100여 명까지 늘려 시장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연말 중국 광군제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도 대목으로 잡고 국내 시장 프로모션을 확대한다. 알리는 지난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알리 운빨쇼 - 현금 1억원 래플 이벤트'를 진행했다. 

현금 1억원 래플은 알리의 연중 최대 할인행사 광군제를 홍보하기 위해 기획한 행사다. 특히 올해 광군제는 알리가 한국 사업을 본격화한 이후 진행하는 대규모 행사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중국발(發) 상품뿐 아니라, 한국 상품 전용관인 'K베뉴'에서 국내 브랜드가 일매출 30억원을 올리며 관심을 모았다.

테무의 공세도 심상찮다. 현재까지 88개국에 진출한 가운데 C커머스 중 미국에서 점유율 1위인 테무의 경우 미국발 리스크에 타격이 예상되면서 한국 시장 확대와 셀러 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실제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는 올 초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887만 명으로, 국내 주요 e커머스를 제치고 톱5에 이름을 올렸다. 테무 역시 670만5544명으로 알리를 바짝 추격해 오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수수료 제로(0)'라는 파격 정책을 펴고 있는 알리 등이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승기를 잡게 된다면 국내 e커머스 업체들 역시 판매 수수료를 낮춰 출혈경쟁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려할 만한 문제이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국내 이커머스도 수익률 고민에 빠져 있어 수수료를 낮추기보다 소비자 혜택을 줄일 순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