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유통가, '체질 개선' 고삐 죈다

유동성 위기설·실적 하락 등 맞물려 밸류업 등 탈출구 마련에 안간힘

2024-11-21     구변경 기자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물산)

유통업계 전반으로 위기감이 팽배하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체질 개선'에 나서는 등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업체들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며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등 자구안 마련에 총력을 쏟고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유동성 위기설'이 담긴 루머로 주요 계열사 주가가 하락했다. 롯데쇼핑(-6.6%)을 비롯해 롯데지주(-6.6%), 롯데케미칼(-10.2%)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 뿐만 아니라 주요 업체들도 실적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희망퇴직과 임원 임금 반납 등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롯데, 신세계, CJ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GS리테일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신세계는 연결 기준 매출은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29.4% 감소했다. CJ 역시 계열사 실적 여파로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 GS리테일(-24.1%)과 현대백화점(-12.7%)도 적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롯데쇼핑의 경우 영업이익(9.1%)은 증가했지만, 백화점(-8%), 롯데온(-192억 원)의 적자가 뼈아팠다.

다만 이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도 업체마다 기업가치 제고 정책 등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유통업계에서 가장 먼저 밸류업을 발표한 곳은 롯데쇼핑이다. 주주환원율 확대와 최소 배당금 정책이 담겼다. 중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매출액 20조3000억원을 올리고 영업이익 1조3000원 시대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해외사업의 매출액은 3조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다.

현대백화점그룹도 비슷한 수준의 밸류업 계획을 내놨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내년부터 100억원 이상 규모의 반기 배당을 실시한다.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한섬 등 자회사들도 배당 성향을 강화하고 자사주 소각에 일제히 나설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3년 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6% 수준으로 높이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3년 안에 국내 백화점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0.4배 이상, 장기적으로 0.8 배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