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경영 정상화 신호탄 쐈다...전기료 인상 없이도 5분기 연속 흑자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 3조3961억원...작년 동기보다 70.1% 증가 매출 26조1034억원, 순이익 1조8796억원으로 각각 6.7%, 125.6%↑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5조9000억원..."연료비 등 영업비용 감소 덕" "최근 산업용 전기료 평균 7.7% 인상 반영 땐 4분기 실적 더 나아질 듯"
한국전력공사가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경영 정상화의 신호탄을 쐈다.
최근 전기요금 인상분이 반영되지 않았는데도 3분기 실적 호조를 이룬 것이다.
전체 전기요금의 54%를 차지하는 산업용이 지난달 24일부터 평균 9.7% 올랐다.
누적적자 40조원에 부채규모가 203조원에 달하는 재무상황에 비춰보면 한전의 경영 정상화는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산업용 전기요금이 오른 4분기부터 한전의 흑자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전의 재무위기가 이제 바닥을 다지고 정상화로 가는 길의 문턱에 선 것으로 분석했다.
한전은 13일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조396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0.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26조103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7%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조8796억원을 기록하며 125.6% 늘었다.
이로써 한전은 지난해 3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한전의 올해 1∼3분기 누적 한전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조9457억원으로 작년 동기(6조4534억원 영업손실) 대비 흑자 전환했다. 이는 요금 인상 효과로 매출이 4조1833억원 증가했고, 영업 비용이 연료비와 전력 구입비 감소 등으로 8조2158억원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올해 1∼3분기 전력 판매량은 418.4TWh(테라와트시)로 전년 동기보다 0.8% 증가했다. 판매 단가는 1kWh(킬로와트시)당 161.5원으로 6.9% 커지면서 판매 수익도 66조7279억원으로 8.0% 증가했다.
앞서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 시기에 원가 이하로 전기를 공급해 2021∼2023년 43조원의 적자를 누적한 상태였다. 대규모 부채로 작년 한 해 지급한 이자는 4조4500억원에 달한다. 하루에 약 122억원이 이자 비용으로 지급되는 셈이다.
이후 한전은 원가 인상 요인을 반영해 지난해 전기요금을 3차례에 걸쳐 올렸다. 여기에 국제 에너지 가격도 점차 안정되자 한전은 지난해 3분기 약 2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전은 지난달 24일 주택용·상업용 전기요금은 동결하고,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9.7% 인상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전체 전기 사용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 같은 인상분이 이번 3분기 실적에 포함되지 않고도 흑자를 낸 것을 고려하면, 4분기 영업실적 역시 긍정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된다. 한전의 재정 상황이 한결 나아지면서 산업용 전기요금과의 형평을 고려해 주택·상업용 전기요금도 인상해야 한다는 '연내 전기요금 추가 인상설' 역시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 관계자는 "국민께 약속드린 자구 노력을 철저하고 속도감 있게 이행하고, 전기 요금의 단계적 정상화와 더불어 전력 구입비 절감 등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