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배달의민족은 한민족이 아니다. ‘히틀러 시절의 게르만’이다
#1. 도시락 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1만5000원짜리 도시락을 판매할 때, 중개수수료와 배달료로 5500~5800원을 지불한다. 재료비, 임차료, 공과금을 제외하면 남는 이익은 1000원 남짓에 불과하다.
#2. 한식 배달 전문점을 운영하는 B씨는 9900원짜리 단품 주문 시 수익이 거의 남지 않아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떨어질까하는 우려가 앞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3. 자영업자 C씨는 소비자의 부정확한 리뷰로 인해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배달의민족 측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받지 못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현재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의 100% 자회사로, 이미 국내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거대 플랫폼의 무소불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13일 모바일앱 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의 발표에 따르면 2024년 10월 기준 배달의민족의 사용자 수는 2207만명에 달해 경쟁 플랫폼인 쿠팡이츠의 883만명을 두 배 이상 넘어서는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자영업자들은 배달의민족이라는 거대 플랫폼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그에 따른 막대한 수수료 부담과 다양한 플랫폼 조건을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지난 2020년 배달의민족을 인수할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요기요 서비스를 경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매각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는 딜리버리히어로의 시장독점을 막기 위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딜리버리히어로는 압도적인 사용자 수를 볼모로 지금까지 배달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당초 배달의민족을 이끌던 김봉진 의장은 100억원을 기부하는 등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해주었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이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되면서 플랫폼의 경영 방향은 완벽하게 수익 중심으로 기울어졌다. 그에 맞춰 배달의민족도 점차 배달수수료와 광고비 인상 등으로 자영업자들에게 더 큰 부담을 전가하며 그들의 수익을 착취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2021년 99억원이었던 배달의민족 영업이익은 지난해 무려 724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자영업자들은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다양한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배달의민족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 부담까지 높아져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결국 자영업자들은 수익을 남기기보다 생존을 위해 근근이 유지하는 상황에 놓여 있으며, 일부는 결국 경제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곧 자영업자들이 배달의민족을 통해 매출은 상승하지만 동시에 플랫폼이 요구하는 막대한 비용을 떠안으며 ‘등골을 빨리는’ 형국에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
배달의민족은 자영업자들로부터 배달 수수료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광고비를 요구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앱에서 노출을 극대화하려면 추가 광고를 집행해야 하며, 광고비는 경쟁에 따라 가파르게 상승하는 구조를 띠고 있다. 이는 배달의민족 내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영업자들이 필연적으로 과한 수수료와 광고비를 부담해야 하는 악순환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규제 당국이 배달 플랫폼의 독과점 행태를 면밀히 살피고, 자영업자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배달의민족의 독점적 행태가 자영업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적절한 규제 및 견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배달의민족과 같은 대형 플랫폼은 단기 수익만을 목표로 삼기보다 자영업자들과 장기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구조적 개선을 모색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배달의민족에도 당연히 유리하다.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수수료와 광고비 정책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플랫폼이 자영업자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은 플랫폼 자체의 신뢰도와 소비자의 외면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은 자신의 독과점적 지위가 사회적 책임을 수반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자영업자와의 진정한 상생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 아니면 ‘히틀러 시절의 게르만족’ 소리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