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포커스] 국내 푸드테크 기업 컬리·오아시스 뿐…"지원책 마련 필수적"
푸드테크 스타트업 경쟁력 제고 지원책 강화해야 식품업계, 스타트업 투자 잰걸음…신성장동력 확보
국내 푸드테크 산업의 육성을 위해선 법률 제정을 통한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방안과 지원책 마련이 검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푸드테크(Food Tech)'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 생산・유통・판매・소비 등의 전 과정에 IT・BT(바이오 기술)・로봇 등 첨단기술이 결합된 신산업을 말한다.
◆농림부 "2027년까지 푸드테크 유니콘 기업 30개 육성"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은 2020년 기준 5542억 달러이며 연평균 6~8%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내년에 900억 달러가량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푸드테크 기술 분야에서 미국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생명공학(BT) 등에서 최고 수준이고, 네덜란드는 3D 식품 프린팅 및 생명공학, 중국은 블록체인과 로보틱스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국내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약 61조 원(전체 식품・외식・유통 570조 원의 10.7%)으로 연평균 약 31.4% 성장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푸드테크 가치사슬의 첫 단계인 원재료 생산, 대체식품 부문에서 아직까지 선진국 대비 크게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푸드테크산업 발전방안 및 추진전략' 등을 통해 2027년까지 푸드테크 유니콘 기업 30개 육성과 푸드테크 제품 수출액 2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푸드테크 유니콘 기업(벤처캐피탈로부터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평가받은 비상장 벤처・스타트업)은 미국이 전세계의 3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중국(24%), 영국(12%), 인도(9%), 독일(6%) 순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식품 유니콘기업은 2022년 기준 컬리와 오아시스 등 2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연장선상에서 푸드테크산업의 육성 등은 '식품산업진흥법'에 근거하고 농식품부 내에 전담 부서까지 조직돼 있으나, 범정부적 차원의 정책수립·집행에 필요한 법적 기반은 아직 미흡한 상황이라는 게 국회입법조사처의 판단이다.
이에 국회입법조사처는 푸드테크 산업의 기술 융·복합적인 특성 등을 반영하고 쟁점별 정책 추진 기반 마련을 위해서는 식품산업진흥법의 개정보다는 차별화된 제정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농업·식품 분야 기존 법률에 따른 정책·제도 등과 중복·중첩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고, 5년마다 수립하는 푸드테크 산업 육성 기본계획에서 누락된 푸드테크 분야의 기술개발 촉진 및 보급 등의 추가를 주문했다.
더불어 주요정책 수립 및 조정과 규제 혁신, 현안 등의 해결이 중요하므로 범부처 협의회를 구성해 관계기관 간 협의 규정을 확대할 필요가 있고 중장기적인 푸드테크 인증제의 법적 도입 검토도 제시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또 푸드테크 시장 확대를 위한 규제 개선과 각종 규격 및 기준의 정비도 필요하고 국내 푸드테크 스타트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술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품는 식품업계…신사업 기대감
식품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신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의 행보가 활발하다.
업계에서는 한화푸드테크가 파스타 전문점 '파스타X'에 이어 로봇 등 푸드테크 기술을 활용한 중식당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한화푸드테크는 지난 2월 특허청에 '파스타X' 상표를 출원하고 두 달 뒤인 4월 서울 한남동에 파스타 전문점 '파스타X'를 오픈한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미국의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Stellar Pizza)'를 인수하고, 5월엔 연구·개발(R&D) 센터를 오픈하는 등 푸드테크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상반기 푸드테크 기업 '팜조아'와 '티엠알파운더스'를 대상으로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 비용은 각 5억원으로 10억원 규모다.
삼양식품도 지난 3월 농업법인 회사 '수지스링크'에 약 30억원을 투자했다. 수지스링크는 콩 등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대체육 개발과 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대상도 올해 1월 메디푸드 생산 기업 '잇마플'에 9억원을 투자했다. 메디푸드란 영양 관리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식품이다.
식품업계의 스타트업 투자는 앞서 투자한 스타트업과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와 신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염두해 둔 전략이다. 하이트진로만 봐도 2018년부터 농수산 생산과 유통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를 해왔다.
한화그룹의 유통과 로봇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김 부사장도 자신이 맡고 있는 사업 간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한화로보틱스의 로봇 기술력을 푸드테크 사업에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