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 지우고 새이름 단다…백화점의 변신

'신세계 사우스시티'…"수도권 남부 랜드마크로" '커넥트현대'…"부산에 없는 신개념 리테일 모델"

2024-09-09     구변경 기자
신세계 사우스시티 (사진=신세계백화점)

주요 백화점들이 지명을 지우고 새로운 이름을 내걸고 있다. 기존 백화점 이름에서 탈피해 아예 새로운 이름을 달고 변화를 모색해 고객의 이목을 끌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은 지난달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점포명을 바꿨다. 이 점포가 이름을 바꾼 것은 16년 만이다. 앞서 2007년 3월 '신세계백화점 죽전점'으로 개점한 이후 2009년 10월 경기점으로 점포명을 바꿨다가 최근 재단장을 하면서 점포명을 두번째로 바꾼 것이다.

백화점이라는 표현 대신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이름을 바꾸면서 '신세계'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지역 특성에 맞게 고객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는 게 백화점 측 설명이다.

새롭게 이름을 바뀐 사우스시티는 5개월의 리뉴얼을 거쳐 오픈한 '이마트 죽전점'과의 시너지도 꾀할 방침이다.

김정환 신세계 사우스시티 점장(상무)은 "지난 4년간의 성공적인 백화점 리뉴얼을 마무리하면서 이마트 죽전점 리뉴얼 오픈에 맞춰 명칭을 변경했다"며 "수도권 남부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고, 지역 상권의 개념을 확장하기 위한 포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쇼핑과 색다른 체험, 지역 주민의 만남과 휴식을 위한 원스탑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6일 부산점을 새단장하며 '커넥트현대'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1995년 개장한 이후 29년 만에 변신이다.

커넥트현대 (사진=현대백화점)

커넥트현대는 '사람, 장소, 문화를 연결하는 플레이그라운드'를 표방하며, 현대백화점이 새롭게 제시하는 지역 특화 도심형 복합쇼핑몰이다. 

류제철 커넥트현대 점장은 "커넥트현대는 부산에 없는 신개념 리테일 모델"이라며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놀이터로 만들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커넥트현대는 MZ놀이터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20~30대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브랜드로 매장을 채웠다. 대표적인 곳이 지하 1층에 들어서는 MZ세대 타깃 공간 '뉴 웨이브'로, '마뗑킴', '마리떼프랑소와저버', '커버낫', '스탠드오일' 등 MZ세대가 열광하는 K패션 브랜드 20여 개가 입점한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5월 수원점 이름을 개장 10년 만에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새롭게 바꿔 달았다. 인근의 스타필드 수원과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한 행보다.

타임빌라스 수원 (사진=롯데백화점)

타임빌라스 수원은 패밀리 테마파크 형식으로 꾸며지는 키즈 특화 공간으로 쏠쏠한 집객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타임빌라스 수원에 아이들을 위한 특화 공간이 부족하다는 대내외 의견을 수렴해 기존 팝업 공간을 없애고 트라이아스와 너티월드를 유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임빌라스 수원은 롯데몰 수원점 이름으로 오픈할 2014년 당시만 해도 주변 상권을 모두 커버하는 쇼핑몰이었다. 주말이면 롯데몰 수원점을 찾는 차량으로 주변 도로가 마비될 정도였다. 그러나 인근 AK플라자의 리뉴얼과 스타필드 수원의 등장으로 롯데몰 수원점은 모객과 매출 면에서 타격이 불가피했다. 롯데 입장에선 변화가 필요했고, 때문에 이름부터 새롭게 바꿔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선보인 것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한층 격화되는 경쟁 속에서 간판부터 변화를 주면서 고객들을 유치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백화점보다는 복합쇼핑몰이 최근 유통 대기업들이 모두 뛰어들고 있는 영역 중 하나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