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 작업 난항…높은 매각가 부담
농협·GS·CU·이랜드 등 손사래 매각가 8000억 부담, 노조도 발목
홈플러스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인수설만 난무한 채 좀처럼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초부터 매각 작업에 돌입한 것을 감안하면 벌써 석달째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유통업계 불황과 맞물려 당장에 인수자가 없는 데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희망하는 매각가도 부담이라는 분석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국내외 유통업체 등 10여 곳에 투자설명서를 배포하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인수설에 이름을 올렸던 중국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와 쿠팡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이어 농협, GS리테일, BGF리테일, 이랜드 등도 MBK파트너스 측에 사실상 모두 거절 의사를 밝히면서 매각이 불발됐다.
매각이 불발된 가장 큰 이유는 일단 높은 가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투자업계가 예상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몸값은 8000억~1조원으로 전해진다. MBK 측이 원하는 매각가도 6000억~8000억원 수준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소비 침체로 경기 불황이 장기화 되는 상황에서 해당 가격에 SSM을 선뜻 사들일 유통업체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경기나 여러 가지 상황들이 긍정적인 분위기가 아닌데 굳이 리스크를 끌어안을 필요가 있을까란 의문이 든다"며 "인수자 입장에서 대주주인 MBK 입맛을 맞춰야 하는 것도 매력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노조에서 분할 매각에 반대하고 있고, 일부 알짜 점포들은 이미 MBK파트너스가 매각한 터라 이른바 '통매수'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지난달 초 '지키자 홈플러스! 밀실·분할매각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할 매각을 밀실 매각으로 규정해 M&A를 반대하고 있다.
때문에 결국 관건은 매각 가격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MBK 측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홈플러스가 내년에 '투자 만기 10년'을 앞두고 늦어도 3년 안에는 홈플러스와 SSM을 모두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업계에서도 시간상 "올해가 매각 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앞서 MBK는 지난 2015년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는 재무 상태도 안정적이지 않은 상태다. 2월 결산법인인 홈플러스는 2023회계연도 기준 당기순손실은 4459억원에서 5743억원으로 1284억원 늘어나면서 3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