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사태] ‘큐텐發 쇼크’… 은행권, ‘인터파크쇼핑·AK몰’도 선정산대출 중단
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의 여파가 큐텐 계열사 전체로 퍼지는 양상을 보이자 은행권이 인터파크쇼핑과 AK몰에 대한 선정산 대출 추가 중단에 나섰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큐텐 계열사에 선정산 대출을 서비스를 제공한 시중은행 3곳(KB국민은행·신한은행·SC제일은행)이 지난 31일부터 인터파크쇼핑과 AK몰에 대한 선정산 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선정산대출은 입점 업체들이 전자상거래 업체에 정산 대금을 받기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은행으로부터 먼저 대출을 받고, 나중에 플랫폼이 지급한 정산금으로 은행 대출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KB국민은행은 AK몰과 인터파크쇼핑 2개사를 선정산 대출 서비스인 ‘KB메가셀러론’ 대상에서 제외했다. SC제일은행도 인터파크쇼핑에 대한 ‘파트너스론’ 신규취급을 중단했다. 신한은행도 AK몰에 대한 ‘퀵정산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인터파크쇼핑에 대한 선정산 대출 서비스 대상이 아니었다.
큐텐그룹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가 산하 플랫폼에는 인터파크쇼핑과 AK몰은 정산 지연 사태 이후에도 정상 운영돼 왔으나, 큐텐 계열사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판매대금 미정산 위기가 현실화 됐다.
지난 30일 AK몰은 정산 관련 공지를 통해 “인터파크커머스가 운영하는 인터파크쇼핑, 인터파크도서, AK몰이 티메프 미정산 영향으로 판매대금을 수령하지 못했고 일부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의 결제 대금 지급 보류 영향으로 판매대금 정산 지연이 발생하게 됐다”고 밝혔다.
티몬·위메프 입점 업체에 시중은행이 빌려준 선정산 대출 규모는 올해에만 약 4000억원에 달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 요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KB국민은행·신한은행·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 3곳이 큐텐 계열사 입점 판매자를 대상으로 신규 취급한 선정산 대출 규모는 3855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기간 은행별로 보면 SC제일은행의 신규취급액이 약 364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SC제일은행은 티몬 입점 업체에 2098억7900만원, 티몬월드에 1052억1800만원, 위메프에 489억1900만원을 대출했다. KB국민은행은 203억원(위메프), 신한은행은 3억원(티몬1500만원·위메프2억7100만원)이다.
대출잔액 또한 SC제일은행이 약 1051억원(티몬557억8900만원·티몬월드 365억6800만원·위메프126억93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26억원(위메프), 300만원(위메프)이다.
SC제일은행은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피해를 입은 입점 업체들에 선정산 대출 상품의 대출 한도를 기존 최대2 0억원에서 최대 65억원까지 3배 이상 올려주는 등 특혜를 줘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큐텐 그룹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매출 부풀리기를 했고, 이 과정에서 SC제일은행이 티몬 월드의 입점 업체에 선정산 대출 한도를 최대 3배 늘려줘 매출 부풀리기가 가능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