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사태] ‘큐텐發 쇼크’… SC제일은행, 선정산 대출 늘린 배경은?
티몬·위메프 사태(티메프사태)를 촉발한 큐텐 그룹의 해외 직구 플랫폼 ‘티몬월드’의 선정산 대출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SC제일은행이 무리하게 ‘티몬월드’의 선정산 대출 서비스를 확대해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1일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이커머스 플랫폼 입점 업체 대상 선정산 대출 규모’(6월 말 기준)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이 큐텐 계열사 3곳(티몬·위메프·티몬월드)의 선정산 대출 규모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티몬·위메프·티몬월드의 선정산 대출 규모는 SC제일은행이 811억4900만원(154건), KB국민은행 27억7000만원(171건), 신한은행 1000만원(1건) 등이다. 큐텐 계열사 플랫폼 별로 보면 티몬월드 447억4000만원, 티몬 288억1000만원, 위메프 103억7000만원으로 ‘티몬월드’가 선정산 대출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SC제일은행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티몬월드’의 선정산 대출 서비스를 취급했다. 큐텐 계열사 선정산 대출 규모(839억2900만원) 중 SC제일은행이 취급한 금액(811억4900만원)만 97%에 달한다.
아울러 SC제일은행의 선정산 대출 서비스인 파트너스론은 입점업체들의 매출액 규모에 따라 최대 20억원까지 신청할 수 있지만, 티몬월드 입점 업체들에겐 최대 60억원까지 대출 한도를 늘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커머스 플랫폼은 입점 업체의 판매대금을 바로 지급하지 않고, 길게는 몇 달에 걸쳐 지급하기 때문에 입점업체들은 선정산 대출 상품을 통해 자금을 먼저 조달해 왔다. 일각에서는 ‘티몬월드’의 입점 업체에 한해 최대 대출한도를 늘린 SC제일은행이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시각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SC제일은행 측은 “대출한도는 업체들의 매출액 규모를 감안해 산정을 한 것으로 티몬월드의 경우 매출 규모가 큰 업체들이 많아 대출 한도가 더 컸다”며 “당행이 의도적으로 피해규모를 키운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SC제일은행의 영업정책에 대해서 점검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 선정산대출이 피해사태를 키웠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조금 더 점검한 이후에 가치판단을 내리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