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예·적금까지… ‘금융 비교·추천 서비스’ 제자리 걸음
자동차에 이어 해외여행자보험 비교·추천도 '반쪽짜리' 예·적금도 '답보'… 업계 “복잡한 속내 조율 쉽지 않아”
금융상품을 한 곳에서 비교하고 추천받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취급 상품이 속속 추가되고 있지만 아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보험사와 핀테크, 은행과 핀테크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일부만 참여하는데 그치고 있어서다.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자 했던 본래의 취지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날부터 네이버페이 플랫폼에서 ‘해외 여행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 서비스는 네이버페이 플랫폼에서 손해보험사들이 제공하는 해외 여행보험 플랜의 가격을 비교하고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사용자들은 휴대품 손해부터 항공기・수하물 지연, 해외 의료비와 여행 중단 사고 등 총 14가지 주요 담보를 자유롭게 설정해 비교할 수 있다.
참여 보험사는 롯데손해보험・메리츠화재・캐롯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 등 6개사다. 네이버페이는 이달 중 제휴사를 추가 확대할 예정이다.
첫 출범부터 손해보험 빅4 가운데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은 제외됐다. DB손해보험은 시스템 개발 지연으로 불참했다.
대형사가 제외된 배경에는 수수료 문제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보험사들에 매출액의 9% 수준을 요구했고 보험사들은 가이드라인에 부합하지 않아 이에 응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보험사-핀테크 간 갈등은 먼저 출시된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서 재연된 바 있다. 빅4 손보사는 플랫폼 수수료율을 별도로 적용하면서 비교·추천 서비스에서 제시하는 자동차보험 상품이 더 비싸졌다.
또한 지난달 출범한 저축보험의 경우 참여사는 교보생명, 삼성생명, 한화생명 3곳에 그쳤다.
대형사가 빠지거나 별도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면서 비교·추천 서비스의 본 취지가 달성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예·적금 비교·추천 서비스도 25개 업체를 사업자로 지정했지만, 서비스 출시 사업자는 신한은행,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3사뿐이다. 시중은행으로선 핀테크사에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비교·추천 서비스에 입점시킬 필요성이 낮다.
카드업계의 예·적금 비교·추천 서비스가 1년 넘게 정체돼 있던 상황에서 신한카드가 하반기 중 업계 최초로 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신한은행의 계열사라는 이점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복잡한 이해관계로 여러 기업 간 조율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특정 플랫폼에서 다양한 금융사의 상품을 비교하고 가입하는 개념이라 많은 기업이 연관돼 있다”며 “계약 당사자들 간에 조율해야 할 사항이 많아 진전이 더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