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노리는 편의점…스포츠·K팝 등 협업 활황 

세븐일레븐 'KBO 야구카드' 인기…중고 거래도 활발 아이돌 음반 단독 판매·업계 최초 구단 특화매장 등 "굿즈 열광하는 MZ세대 집중 공략"

2024-07-16     구변경 기자
사진=세븐일레븐

편의점 업계가 '팬덤(fandom)'을 활용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캐릭터 등 IP(지식재산권)를 넘어 스포츠나 K팝, 애니메이션 등으로 협업 분야를 무한 확장 중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지난달 출시한 'KBO 오피셜 컬렉션카드'는 출시 전부터 야구 팬들 사이에서 화제몰이를 하며, 출시 직후 3일 만에 100만팩(1팩당 3장)이 모두 완판됐다. 이에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25일을 시작으로 2차 물량 100만팩을 순차적으로 추가 확보해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12일 국내 프로야구 10개 구단 총 140명의 야구선수로 구성된 대원미디어의 'KBO 오피셜 컬렉션카드'를 출시했다.

KBO 야구카드의 인기에 힘입어 연계 매출 상승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세븐일레븐 완구류 매출은 지난달 12일부터 25일까지 전년 동기간 대비 4배 가량 상승했다.

야구팬들은 본인의 선호하는 팀이나 선수 카드를 찾기 위해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 등 각종 중고거래 관련 플랫폼에 KBO 야구카드 교환 및 판매 관련 게시물을 올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또 인근 점포 재고 확인 기능인 '우리동네상품찾기'도 지난달 12일부터 25일까지 검색량이 전월 동기간 대비 6배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전시회 티켓이나 아이돌 음반 판매에 나서며 이색 마케팅을 벌이는 사례도 있다. 이마트24는 전현무와 구준엽, 솔비, 정기고 등 방송과 예술 활동을 병행하는 '아트테이너'들의 미술 작품 전시회 '뻑 온앤오프'(BBUCK On&Off) 티켓을 판매한다. 뻑 온앤오프는 온라인 괴롭힘인 사이버 불링과 환경오염에 관한 메시지를 전하는 전시다. 다양한 문화 콘텐츠 서비스 상품을 발굴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마트24는 앞서 지난 7일까지도 걸그룹 스테이씨의 첫 번째 정규앨범 메타모르픽을 업계 단독으로 판매했다.

GS25는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프로야구단 한화이글스의 연고지인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동 소재의 GS25 타임월드점을 한화이글스 플래그십 스토어로 새롭게 꾸며 선보였다. 

사진=GS리테일

외부 테라스는 관중석을 본 뜬 12석 규모의 시식 테이블, 의자 등으로 구성됐다. 매장 내부 바닥은 야구장 그라운드 콘셉트로 구현했다. 1루~3루는 GS25 차별화 상품 등을 진열하고 홈플레이트에는 20여 종의 한화이글스 굿즈 코너가 마련됐다.

편의점 업계가 이 같은 마케팅을 벌이는 것은 팬덤(fandom) 이코노미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 자체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찾는 MZ세대 소비 성향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한상린 한양대 유통연구센터장은 "그동안에도 편의점들이 영역 밖의 사업을 많이 해왔는데 그 일환"이라며 "최근 굿즈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들을 잡으려는 마케팅으로 보여지며 앞으로도 얼마든지 다양한 영역에서 이 같은 협업 마케팅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