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농심이 다시마의 섬 완도로 간 까닭은?”

윤성학 농심 홍보부장, 너구리 ‘완도 햇다시마’ 구매 시작…37년째 국산 다시마 고집 이유 있어

2019-07-08     이승현
농심 구매팀이 완도산 햇다시마 경매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농심

[핀포인트뉴스=이승현 기자] 너구리는 농심의 스테디셀러 (steady seller)로 꼽히는 대표적 제품이다. 특히 너구리는 오동통한 면발과 얼큰한 우동국물이 특징으로, 매년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라면시장 대표 인기제품이다.

라면에 다시마를 넣어 진한 국물을 만들어내는 이 제품은 지난 37년간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왔다. 그동안 ‘차별화된 우동국물’과 ‘오동통한 면발’이 너구리의 고유명사가 됐다. 뭐니뭐니해도 소비자 사랑의 일등 공신은 바로 너구리만의 특색을 살려준 다시마다.

3일 윤성학 농심 홍보부장과 통화를 통해 농심의 스테디셀러인 너구리의 비결과 다시마 구매 방식에 대해 들어봤다.

-농심이 지난 37년간 너구리에 사용하는 다시마로 완도산 햇다시마만을 고집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농심은 전남 완도군 금일도에서 열린 올해 첫 다시마 위판(경매)에 참석해 햇다시마 구매에 들어갔다. 이번 경매참여는 너구리 출시(1982년)때부터 올해까지 37년간이다.

다시마를 넣은 것은 너구리를 개발할 당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차별화된 우동국물’과 ‘오동통한 면발’이었다.

당시 농심 연구팀은 깊고 시원한 해물우동맛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하던 중, 실제 가정에서 국요리를 할 때 다시마를 활용해 육수를 낸다는 점에서 착안, 곧바로 전국 다시마 산지로 향한 것이 시작 이었다. 완도산 햇다시마는 당시 개발팀이 선택한 이른바 핫 아이템 이었다.

실제 논의를 거쳐 국내에서 가장 생산량이 많고 품질이 좋은 전남 완도산 다시마로 최종 선택했고, 별도 가공 없이 천연 다시마를 그대로 넣어 해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완도산 다시마는 너구리 레시피를 완성한 신의 한수 였다.

-한해 얼마만큼의 다시마를 구입하나

농심은 연간 약 400톤의 다시마를 구매하고 있다. 수확기를 맞아 최고 품질의 다시마를 확보해, 라면시장 스테디셀러 너구리의 인기를 이어가는 동시에 지역사회와의 상생도 실천하기 위해서 최고급 품질만을 선택한다.

400톤의 완도 다시마는 주로 협력업체를 통해 5월 말부터 7월까지 매일 경매를 통해 구입하고 있다. 통계를 보면 37년 누적 구매량은 약 1만 5,000톤에 달하고 이는 국내 식품업계 최대 규모로 알고 있다. 농심의 구매량은 완도 지역의 연간 건다시마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그만큼 농가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심 구매팀이 완도 다시마를 고집하는 이유는 있는가

완도군 금일도는 국내 다시마 최대 산지로 유명하다. 일조량과 바람 등 환경적 요인이 다시마 양식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금일도에서는 5월 말부터 7월까지 전국 다시마 생산량의 60~70% 정도인 3,000톤 내외의 다시마가 생산된다. 그만큼 좋은 다시마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완도를 고집하는 이유다.

실제 다시마 구매시기가 구매팀의 연중 가장 바쁜 일 중 하나다. 여름철 치르는 완도 다시마 구매 전쟁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다. 실제 직원들은 너구리를 사랑하는 소비자와 다시마를 양식하는 완도 어민들을 생각하면 힘든 것보다 얻는 보람이 더 크다고 입을 모은다. 농심 직원들이 이렇듯 땀을 흘리는 이유다.

-농가에 돌아가는 혜택은 얼마나 되나

정확한 혜택은 김승의 완도금일수협상무의 말로 대신할까 한다. 김상무는 “올해도 품질 좋은 다시마를 3,000톤 이상 생산, 판매하는 게 목표”라며, “다시마 작황은 기후에 따라 매년 달라지는데, 농심의 꾸준한 다시마 구매는 완도 어민들의 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동시에 지역경제에도 활력이 된다”고 전했다.

실제 완도에서는 너구리 덕분에 안심하고 다시마 농사를 짓는다고 말한다. 농심이 완도 다시마 큰손으로 불린다고 알고 있다. 너구리의 인기비결이 다시마 자체에 있는 만큼, 회사측도 어민들의 노고에 항상 감사를 표하고 있다. 때문에 비싸더라도 최상품의 다시마를 선별해 제공하고 있다. 서로 원-윈하는 상생 관계로 생각하면 된다.

-너구리 라면 속 다시마를 먹는다 VS 안 먹는다는 논란에 대해 어떤 것이 옳은 답인가

주변에서도 자주 묻는 질문이다. 너구리 다시마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논쟁이 다시마를 먹느냐 마느냐의 문제라는 점은 농심 직원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들어 봄직한 질문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너구리 다시마는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농심은 완도 해역에서 채취해 자연건조시킨, 일체의 인공적인 첨가물 없이 원물 그대로의 다시마이기 때문이다.

단 취향대로 먹어도 된다는 것이다. 단순 국물맛을 내기 위함이라면 먹지 않아도 무방하지만 좋은 재료인 만큼 개인적으로 먹는 것을 추천한다.

실제 완도 어민들도 비싸고 맛있는 금일 다시마라 버릴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안 먹으면 손해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만큼 재료에 자신이 있다는 말 아니겠는가.

이승현 기자 shlee430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