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의 역습’… 국민銀‧미래에셋, RA 퇴직연금 공략 ‘맞손’

국민銀, 퇴직연금 RA 파트너로 미래에셋 낙점 국민-연금 2위·미래 ETF 2위 ‘1위 추격’ 닮은 꼴

2024-07-01     김자혜 기자
KB국민은행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손잡고 173조원 규모의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일임 시장에 출격한다. 국민은행과 미래에셋은 각각 퇴직연금, ETF시장에서 2위권에 머물러 있다. 이번 협업으로 1위로 도약할 수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이 173조원에 달하는 로보어드바이저(RA) 기반 퇴직연금 일임 서비스 파트너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낙점했다. 이달부터 개시되는 퇴직연금 RA 투자일임 시장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업계 2위 국민은행과 상장지수펀드(ETF) 점유 2위 미래에셋이 1위 추격에 나선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퇴직연금 RA 일임 서비스 공개경쟁 입찰을 진행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국민은행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관련 시장 1위 탈환이라는 공통점을 구심점 삼아 퇴직연금 RA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말 국민은행의 퇴직연금 누적 적립금 운용액 규모는 37조9558억원으로 신한은행(41조1863억원)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 굴리는 상장지수펀드(ETF) 규모를 보면 지난달 25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총액은 55조3351억원(점유율 36.44%)으로 점유율 1위 삼성자산운용(38.84%)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특히 퇴직연금에서 미래에셋, 삼성 모두 ETF의 비중이 20%를 넘어서면서 연금 내 ETF의 중요도는 더 커지고 있다.

RA 활용 투자자문 및 일임 서비스는 지난 2017년 도입됐지만 5년간 퇴직연금은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후 작년 7월 기획재정부의 ‘금융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로 문이 열리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시장 경쟁이 점화될 전망이다.

RA 투자일임으로 개인투자자는 인공지능(AI) 로봇이 개인의 투자성향에 맞춰 제안하는 다양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주요 서비스는 개인 맞춤형 포트폴리오 제안, 일임 상품 안내, 자산 리밸런싱, 배당금 재투자, 투자성과 모니터링 등이다.

국민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은 규모는 적지만 RA 분야에 강점을 보이는 스타트업 또는 중소형 자산운용과 제휴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신한·하나·우리은행 등은 비교적 규모가 적은 파운트, 쿼터백자산운용, 콴텍투자일임과 제휴를 맺은 바 있다.

기존 은행권과 다른 시각에서 대형사와 대형사의 만남이 향후 시장에서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파트너로 낙점한 이유는 제안사 가운데 세부 평가 항목에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장기간 쌓아온 퇴직연금 펀드 운용 노하우를 퇴직연금 RA 일임시장의 경쟁요인으로 내세웠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퇴직연금 비즈니스는 근로자의 노후소득보장과 생활안정을 위해 장기적으로 책임감 있게 운용하고 관리해야 한다”며 “퇴직연금 펀드 운용 노하우와 규모를 갖추고 있어 사업자와 가입자 모두에게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