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게 섯거라”… 미래에셋 ETF, 은퇴자산 ‘정조준’
나스닥100 연15% 고배당 ETF로 베이비부머 공략 실물운용 보수 낮추고 초단기 옵션 리스크 방어 이준용 부회장 “월 분배형 ETF 종지부 찍는 상품”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연 15%의 배당수익률을 추구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고 은퇴자금을 공략한다. 보수는 낮추고 수익은 극대화한 상품을 흥행시켜 힘이 빠지고 있는 ETF 점유 1위 삼성자산운용을 따라잡겠다는 심산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4일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에서 TIGER ETF 기자간담회를 열고 25일 한국거래소에 상장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15% 프리미엄 초단기 ETF’를 소개했다.
이 상품은 구글, 애플, 엔비디아 등 IT 종목이 상장된 나스닥지수에 상위 10개 종목에 투자하고 연 15%의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월 배당형 커버드콜 ETF다. 커버드콜이란 특정자산을 매수하는 동시에 해당 자산의 콜옵션을 매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콜옵션 매도는 특정자산을 특정 값에 살 수 있는 권리를 파는 것이다.
기존 커버드콜 ETF 상품은 박스권에서 안정적으로 운용되는 경향을 보였지만, 이 상품은 지수가 우상향하더라도, 해당 자산의 미래 수익률을 현재 현금으로 확보하도록 구성했다.
특히 은퇴 자금을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를 위해 총보수를 낮췄다. 초단기 커버드콜의 옵션 실물 운용의 총보수는 0.25%로 국내 커버드콜 상품 중 합성형 ETF 8종 총보수(평균 0.32%)보다 낮은 수준을 구현했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 ETF 운용본부장은 “노후보장을 위해 은퇴연금을 장기 투자한다면 1~2% 비용도 적지 않다”며 “이 상품은 직접 운용을 통해 숨겨진 비용이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초단기(Daily) 옵션 전략을 통해 옵션 매도 비중을 10% 이하로 줄이는 한편 나머지 90% 내외는 나스닥 100지수 상승에 참여하도록 설계했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 ETF 운용본부장은 “기존의 커버드콜은 시장 급락 후 반등 시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있었지만, 이번 상품은 이를 해소했다”며 “프리미엄으로 하락을 방어하고 대표 지수가 상승에 참여하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ETF 매도 손실 가능성에 대해서는 초단기 옵션을 통해 가격 방어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오동준 전략 ETF 운용본부 팀장은 “초단기 옵션 매매 과정으로 가격 방어가 투명하게 잘 이뤄질 수 있다”며 “기초자산 나스닥100과 옵션이 같다 보니 지수의 성과가 정확히 일치해 리스크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같은 신상품을 내놓은 것은 성장세에 있는 ETF 시장에서 고점을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ETF 시장은 2022년 말 ETF 순자산 총액은 78조5000억원에서 작년 말 121조1000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올해는 석 달 만에 순자산 총액이 19조원 가량 늘었다.
미래에셋은 ETF 시장에서 월 배당 커버드콜 ETF를 주도하려는 모양새다. 커버드콜ETF 시장 역시 2021년 순자산총액 736억원 수준에서 올해 5월 말 기준 2조9356억원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총액은 2조2366억원으로 점유율은 36.6%를 기록하며 1위 삼성자산운용과 불과 2.9%포인트 차이로 격차를 좁혔다. 작년 같은 기간 동기 대비 약 1%를 따라잡은 셈이다.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이 상품은 감히 월 분배형 상품의 마침표를 찍는 상품이 아닐까 한다”며 “매우 성장한 ETF 시장에서 단순 판매 위주의 영업보다 수익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쌓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