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커피 전성시대'…고물가에 카페 소비 양극화
메가커피·컴포즈 등 영업익 껑충 스타벅스 영업이익률 5% 못미쳐 '반토막' 중저가 이디야커피·탐앤탐스 하락세
고물가 여파로 저가 커피 인기가 치솟고 있다. 아메리카노 1000원대 초저가에 대용량을 무기로 커피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스타벅스 등 고가 프랜차이즈 커피는 성장세가 주춤하다. 중저가로 대표되는 이디야커피도 지난해 매출이 처음 역성장하는 등 입지가 좁아지고 있어 카페 소비도 양극화하고 있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에 따르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이용률은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 커피원두 가격이 4년 새 최대 3배 오르면서 커피전문점들의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는 데 반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고 있는 것이다.
저가 브랜드는 최근 매장을 3038호점까지 늘린 메가MGC커피(메가커피)가 대표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메가MGC커피 운영사 앤하우스는 매출 3684억원, 영업이익 69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0.7% 늘었고, 영업이익은 124.1%로 껑충 뛰었다.
경쟁사인 컴포즈커피도 지난해 호실적을 냈다. 컴포즈 커피는 매출 889억원, 영업이익 367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20.5%, 영업이익은 47%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저가커피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진 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테이크아웃 문화가 확산한 점을 이들 브랜드들이 급성장한 배경으로 꼽고 있다.
실제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의 아메리카노 기준(약 591ml) 가격은 1500원에 불과하다. 591ml 용량은 스타벅스 커피 기준 벤티사이즈와 맞먹는데 스타벅스의 경우 아메리카노 벤티 사이즈는 5500원으로 4000원 차이가 난다.
저가를 내세운 마케팅으로 두 브랜드는 가맹점도 빠르게 늘렸다. 지난해 말 기준 매장수는 메가MGC커피 2709곳, 컴포즈 2350곳을 열었다.
반면 고가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들은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2조9295억원, 영업이익 1398억원을 올렸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 12.9%, 영업이익은 14.2% 증가했지만,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증권가 전망엔 다소 못미친 성적인 셈이다.
앞서 스타벅스는 2022년 영업이익이 122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8% 감소했고, 매출은 2조5939억원으로 전년 대비 9%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5%에 못 미쳐 직전 해인 2021년(10%)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이디야커피나 탐앤탐스 등 중저가 커피 브랜드 실적은 고꾸라지고 있다. 지난해 이디야커피는 감사보고서 공개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역성장했다. 영업이익은 82억원에 그쳤다. 이디야커피 영업이익이 100억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줄곧 수성해 온 점포 수 1위 자리도 뺏겼다. 이디야커피 점포 수는 2021년 3018개에서 2022년 3019개로 불과 1개 증가에 그치면서 이미 저가 브랜드인 메가MGC커피가 이를 역전했다.
탐앤탐스도 2016년을 기점으로 하락일로를 걷고 있다. 매출은 2016년 870억원, 2017년 832억원, 2018년 745억원으로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반토막 났다. 결국 2020년 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고, 2021년에는 72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지난해도 영업손실은 24억원으로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고물가 시대에 소비에 대한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선호하게 되면서 저가커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무엇보다 극단적 소비 양극화로 편의점 커피나 테이크아웃 커피를 선호하는 현상은 앞으로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