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포비아가 쏘아올린 ‘필(必) 환경’바람

플라스틱 줄이기, 기업 규제에서 이제는 문화로 정착…최근 제품군 넘어 인식 변화로 고착

2019-06-25     이승현
[핀포인트뉴스=이승현 기자] “가정마다 산더미로 쏟아내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되고 잘게 쪼개진 플라스틱은 다시 먹이사슬을 통해 우리 식탁에 오르고 있다”

플라스틱 포비아에 맞서 같은 조건이면 친환경 브랜드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유통업계는 친환경 아이템으로 변화를 서두르며 소비자들의 친환경 바람에 화답하고 있다.

또 플라스틱 포비아가 기존의 유통업계 패러다임의 지각변동을 자극하며 친환경 바람에 동참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탈 플라스틱 필환경의 변화의 바람은 이제 유통을 넘어 제조사 그리고 여타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로 다시 이어지며 긍정의 순환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필(必)환경의 시대의 소비자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유통업계다.

업계는 제조과정에서부터 유통, 마케팅, 그리고 업무환경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필환경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친환경을 위해 전통적 제품의 상징을 바꾸는가 하면 한 시민단체가 진행한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캠페인은 기업의 친환경 마케팅의 주요한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그동안 피상적으로만 머물렀던 환경에 대한 고민을 친환경을 넘어, 반드시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바야흐로 필(必)환경 소비시대를 맞이한 셈이다.

■ 투명한 스프라이트, ‘지속가능한 패키지’ 프로젝트

글로벌 음료 제조사 코카콜라사는 환경보호를 위해 기존 패키지를 전면 교체했다.

지난 4월, 스프라이트의 기존 초록색 페트병에서 재활용에 용이한 투명 페트병으로 모든 용량의 제품 패키지를 전면 교체했다.

스프라이트는 전 세계적으로 초록색 페트병으로 제조 판매되어, 초록색을 브랜드 고유 컬러로 내세우며 출시 이후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기존 초록색 페트병이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인 점을 고려해 재활용의 용이성을 높이기 위해 단일 재질의 투명 페트병으로 패키지 리뉴얼을 감행했다.

뿐만 아니라, 코카콜라사에서 판매하는 스파클링 브랜드 ‘씨그램’에도 투명 페트병 패키지를 교체 적용해 출시했다.

코카콜라사는 ‘지속 가능한 패키지(World Without Waste)’ 프로젝트를 통해 모든 용기를 재활용에 용이한 친환경 패키지로 교체하고 2030년까지 판매하는 모든 음료 용기(병,캔 등)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 친환경 소재에 초점 맞춘 ‘스토케’

노르웨이 유아용품 전문 기업 ‘스토케’는 프리미엄 유모차인 ‘익스플로리6 발란스 리미티드 에디션’을 5월 선보였다.

이 제품은 안전, 디자인 그리고 환경까지 고려한 제품으로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밀레니얼 부모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유모차의 경우, 아이의 피부가 직접 닿는 것은 물론 한번 구입하면 장기간 사용하기 때문에 제품 구매 전 소비자의 고려 사항이 깐깐한 제품군이다.

스토케가 선보인 ‘익스플로리6 발란스 리미티드 에디션’은 친환경 유모차로, 버려진 페트병 20개를 재활용해 추출한 원사로 텍스타일과 수납 가방 등을 제작했다.

이에 더해 방수성은 유지하면서 유해물질인 테프론을 제외한 친환경 발수제(PFC Free)를 사용하여 아이의 건강은 물론 환경을 위한 지속 가능한 대안을 제시했다.

‘익스플로리6 발란스 리미티드 에디션’은 '트랜퀼 블루'와 '수딩 핑크'로 출시됐으며, 전 세계 한정판으로 판매된다.

■ SKC 친환경 포장재 생산

한국 델몬트의 ‘바나나 트윈팩’ 포장재도 친환경 생분해 PLA(생분해성고분자) 필름으로 교체된다.

옥수수 추출 성분으로 SKC가 만든 친환경 PLA 필름은 땅에 묻으면 14주만에 생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로 환경오염이 없다.

SKC는 델몬트의 포장재뿐만 아니라 회사 종이가방에도 기존 PE필름 대신 생분해 필름을 사용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자구책이다.

SKC는 지난 한 해 동안 총 3805억원 가량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납세, 고용 등을 포함한 경제간접 기여성과가 331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친환경, 동반성장 등을 담은 비즈니스 사회성과가 46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사회공헌 사회성과는 18억원이었다.

SKC는 소재기업의 강점을 살려 친환경 제품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또 이러한 사업 노하우를 스타트업, 벤처, 중소기업과 나눠 동반성장을 늘리는 ‘신소재 기술기반 오픈 플랫폼’도 강화하고 있다.

■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업무환경서 부는 필환경 바람

업무환경에서 플라스틱이나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나 머그잔 사용을 독려하는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가 국내 주요 유통기업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는 플라스틱 제품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세계자연기금(WWF)과 제주패스가 공동주관한 친환경 캠페인이다.

텀블러나 머그잔 등을 사용한 인증 사진을 SNS에 올린 뒤 다음 참여자를 지명하는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되며, 모금된 적립금은 제주도 환경보전활동과 세계자연기금에 기부한다.

현재까지,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에는 롯데하이마트,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를 비롯 디스커버리와 MLB를 전개하는 F&F, 지오다노 등이 동참해 유통업계 주요 CEO들이 캠페인에 참여하며 캠페인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의 인식변화에서 시작된 문제의식이 이제는 변화의 바람으로 시장에 확대되고 있다”며 “필환경 마케팅과 변화는 이제 유통을 넘어 제조와 개별 기업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풀이했다.

이승현 기자 shlee430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