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1분기 영업익 61% 급감…매출은 첫 9조원대

당기순손실 319억원…7분기 만에 적자 전환 김범석 의장 "최고의 상품·가격·서비스로 고객 사로잡아야"

2024-05-08     구변경
사진=쿠팡

[핀포인트뉴스 구변경] 쿠팡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줄어들었다. 흑자 기조는 유지했으나 2년 연속 연간 흑자 달성에 실패한 모양새다. 다만 매출은 첫 9조원대 진입했다.

쿠팡은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4000만달러(약 531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677만달러)보다 6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2022년 3분기의 사상 첫 분기 흑자 전환 이후 처음이다.

당기순손익은 지난해 1분기 9085만달러(약 1160억원) 흑자에서 올해 1분기 2400만달러(약 319억원)로 적자 전환하며 2022년 2분기(-952억원) 이후 7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71억1400만달러(9조4505억원)로 28% 늘었다. 사상 첫 9조원대 진입이다.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매출은 8조6269억원(64억94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7조2176억원) 대비 20% 늘어났다.

올해 처음 실적에 반영된 명품 플랫폼 파페치와 쿠팡이츠·대만 사업 등 성장사업 매출은 6억2000만달러(약 82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4200만달러·약 1813억원)의 4.5배로 늘었다. 쿠팡은 올해 1월 파페치 인수를 완료했으며 올 1분기부터 실적에 편입됐다. 이는 2억8800만달러(약 3825억원)에 달하는 파페치 매출 합산 효과다.

다만 손실 규모는 늘었다.

성장사업의 조정 기준 세금과 이자,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적자는 1억8600만달러(약 2470억원)로 4배가량 확대됐다. 파페치의 EBITDA 손실액은 3100만달러(약 411억원)가 포함됐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600억달러 규모의 커머스 시장에서 쿠팡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지속해 '고객 와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쿠팡은 1분기 실적에 중국 이커머스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상품·물류 인프라 투자, 파페치 인수 등의 영향이 반영됐다고 짚었다.

김범석 쿠팡 의장도 최근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공습을 의식한듯 고객 멤버십 혜택을 확대하겠다고 나섰다.

김 의장은 "새로운 중국 커머스 업체의 한국 시장 진출은 업계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과 소비자들이 클릭 한 번으로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빠르게 다른 쇼핑 옵션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은 구매할 때마다 새로운 선택을 하고 더 좋다고 생각하는 곳에 지갑 열기를 주저하지 않는 만큼 최고의 상품과 가격, 서비스로 매번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를 위해 수십억달러 규모의 물류 투자를 지속해 배송 속도를 한층 높이고 도서·산간 지역을 포함한 오지까지 무료배송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또 한국산 제품 구매·판매액을 지난해 130억달러(약 17조원)에서 올해 160억달러(약 22조원) 이상으로 대폭 늘려 한국 중소 제조업체가 로켓배송 인프라를 통해 더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무료배송·반품, 할인쿠폰 제공 등 와우 멤버십 혜택 규모도 지난해 30억달러(약 4조원)에서 올해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