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모리 물류센터 매각은 부활의 ‘종잣돈’

준공 6개월 만에 천안센터 본격 매각…100%넘는 부채비율 경영 효율화로 풀 요량

2019-07-16     안세준

[핀포인트뉴스=안세준 기자] 화장품 로드숍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 온 토니모리가 지난 1월 준공한 천안 물류센터를 6개월만에 매각했다.

토니모리가 야심차게 준비한 천안 물류센터의 매각 이유는 '경영 효율화'였다.

업계는 2017년부터 이어진 토니모리의 거듭된 실적 부진을 매각 이유로 들며 물류센터 매각 대금으로 중국 등 해외시장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스트리트 컬처 브랜드 토니모리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충남 천안시 서북면에 위치한 물류센터를 이화자산운용에 250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승인하고 공시했다.

해당 물류센터는 토니모리가 지난 2016년 부지를 매입해 불과 지난 1월 준공한 건물로 총 면적은 대지 2만3,350㎡, 연면적 1만 4,997㎡다.

총 공사비는 토지대금 포함 170억 원으로 토니모리는 이번 매각으로 80억 원의 자산매각이익을 반영할 예정이다.

토니모리는 매각 후 세일즈앤리스백(Sales and Lease back) 방식으로 향후 10년간 물류센터를 재임차해서 사용하기로 했다.

불과 6개월만에 신축 건물을 매각하는 이유는 급격하게 늘어난 부채와 실적 악화의 영향이다.

실제 토니모리 매출은 지난 2016년 이래로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도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지난 2016년 2331억 원이었던 토니모리의 매출은 2017년 2057억 원으로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2016년 176억 원을 기록한 것을 마지막으로 2017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토니모리 2017년 영업손실은 19억 원이었다.

이런 흐름은 지난해도 이어졌다.

토니모리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2% 감소한 1810억 원,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166% 감소한 50억 원이 됐다.

당기순손실도 78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져, 토니모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9% 줄어든 430억 원이됐으며, 영업손실은 3억 원으로 나타났다.

부채도 문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2016년 43.08% △2017년 74.86% △2018년 93.50% 등 지속 상승해오다 올해 결국 100%를 넘어섰다. 1분기 기준 105.13%로 자본보다 부채가 많아진 상황이다.

부채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986억6000만 원에서 올해 1074억2800만 원으로 8.9%(87억6800만 원)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자본총액이 1055억2300만 원에서 1021억8800만 원으로 3.2%(33억3500만 원) 감소한 탓이다.

토니모리의 재무건전성 악화는 지난해까지 이어진 중국법인 실적부진에 회사가 현지 로드숍에 대해 전면 철수조치를 내린 영향이 컸다.

기존 브랜드숍 위주의 오프라인 매장들을 CS(Cosmetic Store)매장이나 온라인채널로 재편하는 구조조정 작업에 나서면서 재고자산 처분 등 일회성 비용까지 가중됐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현지법인 실적악화 및 재고자산 처분으로 인한 현금흐름 둔화는 차입금 확대로 이어졌고, 이는 재무지표를 전반적으로 악화시켰다.

현재 토니모리의 차입금 규모는 594억7400만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7%(21억2800만 원) 늘어 600억 원에 육박했다.

이에 순차입금 비율 역시 25.65%에서 31.17%로 5.52%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업계는 토니모리가 유동성을 찾아가는 만큼 회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실적부진의 주요 원인이 된 중국법인 유통망 효율화에 나서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고 가파르게 치솟던 토니모리의 부채비율 역시 물류센터 매각을 통해 재무상태 개선의 기회를 잡았다는 것.

또 중국 사업 재정비를 통해 올해 2월부터 다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당분간 추가적인 차입금 부담은 없을 전망이다.

토니모리 측은 “지난해 4분기 전체 해외매출 가운데 중국 매출비중은 9%에 불과했지만, 올해 1분기 23% 수준까지 확대되는 등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특수상권의 매출과 면세채널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세준 기자 to_serap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