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낵류 나트륨 낮추기 위해 MSG 넣겠다니
[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MSG를 첨가해 스낵류의 나트륨을 낮출 수 있습니다”
대상(주)이 MSG를 첨가해 나트륨을 줄일 수 있다는 보도자료를 내놨다. 나트륨이 건강에 위해를 끼치는지는 잘 알려진 사실. 특히 우리나라 식문화는 짜고 매운음식이 많은 만큼 저나트륨 운동은 권장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나트륨을 줄이기 위해 MSG를 넣어 맛을 살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다니. 대상의 본심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그래서 대상의 설명을 자세히 살펴봤다.
28일 대상(주)은 MSG를 활용해 스낵을 만들면 나트륨 저감효과가 있다면서 일리노이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수연 교수의 발표를 홍보했다.
이 교수는 ‘2019년도 한국식품과학회 국제심포지엄’ 중 27일 ‘MSG 나트륨 저감기능 세션’에서 ‘향미증진제 활용을 통한 스낵류 나트륨 감소’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연구결과, 나트륨을 낮추고 MSG를 첨가한 스낵이 기본 스낵보다 맛과 선호도가 높으며, 나트륨 저감화와 향미증진제의 안전성 교육이 이러한 스낵의 선호도를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연구 결과, 블라인드 테스트 시, ‘나트륨을 낮추고 MSG를 첨가한 스낵’이 염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맛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단순히 ‘나트륨을 낮추고 MSG를 첨가한 스낵’을 모르고 먹는 것보다 MSG가 함유됐음을 인지하고, 나트륨 저감화에 대한 필요성과 향미증진제가 안전하다는 교육이 이뤄졌을 때, 소비자가 더 맛있게 느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스낵에 MSG가 함유됐다는 정보를 표기하고, 소비자에게 나트륨 저감화와 MSG의 안전성에 대한 교육이 병행된다면 스낵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대상은 보도자료에 또 다른 학자의 의견도 첨부했다.
단국대학교 이영승 교수 역시 ‘한국조리식품에서의 발효MSG 나트륨저감화 효과’ 연구를 통해 소고기뭇국, 순두부찌개, 야채죽 등 다양한 음식에 MSG를 넣고 분석한 결과, 단맛, 짠맛, 고기향미 등 음식 맛의 강도와 음식에 대한 기호도가 증가하는 반면, 신맛과 쓴맛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는 것.
보도자료의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대상의 꼼수가 엿보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정부 식약처의 발표도 기재했다.
MSG의 나트륨 저감효과는 이미 식약처에서도 밝힌 바 있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2010년 ‘알기 쉬운 L-글루타민산타느륨에 관한 Q&A’를 통해 MSG를 소금과 함께 사용하는 경우 전체 나트륨 섭취를 20~40%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밝혔고, 2013년 이를 재확인했다고.
대상의 의지는 이해하겠다. 나트륨은 몸에 좋지 않으니 나트륨을 줄여서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겠다니 박수받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나트륨을 줄인뒤 떨어지는 맛을 살리기 위해 MSG를 넣겠다고?
MSG는 감칠맛을 좀 더 쉽고 저렴하게 낼 수 있게 한 조미료다. 비록 인공적으로 만든 물질이지만 MSG에 대한 안전성에 대해 의문이 사라진 지금도 국내에서는 논란이 멈출 줄 모르는 상황이다.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을 학계 학자들의 연구자료를 통해 정당화하려는 얄팍한 의도가 보인다.
또 인체에 무해하다는 MSG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 MSG 즉, 글루탐산나트륨은 사탕수수를 당원과 당밀로 분리한 후, 당밀을 발효시켜 글루탐산이라는 아미노산을 얻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 수산화나트륨을 반응시켜 글루탐산나트륨을 얻게 된다.
문제는 바로 마지막 단계인 수산화나트륨 합성 과정에 있다. 수산화나트륨은 우리가 흔히 양젯물이라고 부르는 매우 위험한 물질이다. 물론 합성 후 탄생하는 글루탐산나트륨은 전혀 다른 물질이 된다. 하지만 글루탐산나트륨과 수산화나트륨이 반응하는 이 과정을 화학적 합성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MSG를 화학조미료라고 부르는 것이다.
아무리 천연 재료를 넣어도 MSG의 태생은 화학조미료인 것이다.
소금, 설탕 등은 과하게 섭취하면 몸에 해롭다. 때문에 적당량 섭취하기 위해 식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MSG를 넣는 것이 건강에 이로울까? 해가 되지 않더라도 식품기업의 대표주자인 대상이 나서서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학자의 연구 자료까지 넣어서 발표해야 했을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