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지키는 종이빨대.... 진짜 환경 지키나요

2018-11-26     안세준

최근 커피전문점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빨대를 대신해 종이빨대 사용이 활발해지고 있다.

플라스틱빨대로 인한 미세 플라스틱의 인체 유해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다. 이에 환경부와 자발적 협약을 맺은 커피전문점이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을 제한하고 텀블러 사용 할인과 종이 빨대 도입, 비닐 쇼핑백 줄이기 등으로 그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7월 일회용품 줄이기 대책을 포함한 친환경 캠페인 계획안인 `그리너(Greener) 스타벅스 코리아`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고 종이 빨대 사용을 전국 매장에서 시행중이다. 아이스 음료는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리드(컵 뚜껑)도 도입할 계획이다. 비닐 포장재도 친환경 소재 포장재로 변경한다.

또 개인 컵 사용 고객을 위한 혜택을 강화한다. 현재 개인 컵 사용 시 제공하는 300원 할인에 더불어 `에코 보너스 스타` 제도를 올해 안에 시행할 예정이다. 에코 보너스 스타 제도가 시행되면 개인 컵 사용 시 300원 할인 혹은 별 한 개 추가 적립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스타벅스 골드 회원은 별 12개를 모으면 톨사이즈 음료(3800~6300원 상당) 한 잔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도 최근 빨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뚜껑컵을 제작해 이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매장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썸플레이스는 기존 빨강·회색·검정 등 3색이 인쇄된 일회용 종이컵을 작은 로고만 인쇄한 새 디자인으로 변경해 재활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종이빨대가 플라스틱빨대를 없애는 데는 큰 도움이 됐지만 친환경 캠페인에도 도움이 될까?

먼저 종 빨대를 도입하는 업체에서는 이 종이가 친환경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친환경 종이빨대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공정과 종이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플라스틱빨대처럼 오랫동안 사용해도 모양이 변하지 않은 것과 달리 종이 빨대는 1~2시간 사용하면 흐물거려지기 쉽다.

한 환경단체 간사는 "미국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빨대만 해도 약 5억 개다. 종이빨대에 친환경 콩기름을 사용한다고 하는데,그 수량만큼의 친환경 콩기름 공수가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간사는 "친환경 사용 선진국에서는 종이 빨대는 이미 환경운동 초창기에 사용하다가 멈춘 아이디어다"라며 "지금은 세척만 잘하면 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스테인리스 스틸 빨대, 사탕수수 찌꺼기나 대나무를 이용해 100% 자연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빨대가 등장했다.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꼭 필요한 경우에는 이렇게 생분해나 재사용이 가능한 대안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기업 역시 동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친환경 콩기름이 아니라면 이는 또 다른 환경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라며 "특히 빨대는 음료와 함께 그 안의 성분이 일정 부분 신체에 흡수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종이 빨대 원료가 100% 친환경일지도 의문이다"라고 꼬집었다.

환경을 생각한 종이 빨대 역시 또 다른 환경문제를 낳는 원흉이 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이외에 늘어난 머그컵 사용이 환경에 꼭 이롭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설거지가 늘어나면서 물, 세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는 '일회용 컵 사용 규제의 딜레마'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불가피하게 일회용품을 쓰게 되는 사례가 많은 만큼 현실적으로 재활용률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