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치킨 튀기고, 패티 굽고…외식업계 '무인화' 바람
로봇 제조기업과 MOU로 조리로봇 개발 인건비 절감, 인력난 해소 등 긍정적 효과
[핀포인트뉴스 구변경 기자] 외식업계가 로봇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갈수록 높아지는 인건비와 인력난을 타개하기 위한 묘책으로 무인 판매를 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서빙 로봇 도입 대수는 3500대 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만1000대까지 3배 이상 늘었다. 관련 시장 규모 역시 같은 기간 900억원에서 3000억원 수준까지 커졌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10월 두산로보틱스와 '치킨로봇 솔루션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에 따라 양사는 교촌에프앤비 오산 본사에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튀김 솔루션 1호기를 설치하고 단계적으로 전국 매장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앞서도 교촌은 2021년 10월 로봇 제조기업 '뉴로메카'와 업무협약을 맺고 치킨 조리 로봇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지난해 1월부터 다산신도시1호점을 시작으로 상일점, 한양대점, 면목점 등 4개점에 협동 조리 로봇을 도입한 상태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협동 조리 로봇을 도입한 가맹점에선 치킨 조리가 안전하기도 하고 업무상 효율이 올라갔다는 긍정적인 반응"이라며 "뉴로메카에 이어 두산로보틱스와의 연구 개발로 가맹점의 선택권을 넓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치킨도 인공지능(AI) 로봇치킨 매장 '바른봇' 스토어를 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북한강과 망원한강공원 등 주요 상권에 로봇이 치킨을 튀겨주는 매장을 열었다.
치킨 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식 분야에서 조리 로봇이 등장하고 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로봇 개발 스타트업 '에니아이'와 햄버거 패티를 구워 내는 조리 로봇 '알파그릴'을 선보였다. 알파그릴은 다음달 오픈하는 롯데리아 구로디지털역점에 도입될 예정이다.
1인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 고피자도 자동화기기 '고봇 스테이션'을 활용해 피자를 조리한다. 매장 내 제품 및 음식제조 과정에서 제우스 로봇 기술을 활용해 로봇이 직접 피자 등을 만들고 있다.
삼겹살 브랜드 하남돼지집은 삼겹살 초벌 과정에 AI 로봇을 도입했다. 올 여름부터 하남돼지집에서 AI 로봇이 직접 구워주는 삼겹살을 맛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에서도 로봇 치킨 도입을 확대 중이다. GS25는 지난 2022년부터 플래그십 점포에 AI 치킨 조리 로봇을 도입해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됐다. 실제 AI 치킨 조리 로봇을 도입한 매장의 치킨 매출은 올해 1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8.2%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계가 무인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는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업무의 정확도와 효율도 높여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높아진 인건비 부담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외식업계 로봇 도입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점점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을 찾아보기 힘들어 지는 추세"라며 "조리 로봇은 인건비 감소, 인력난 해소, 업무 효율 상승 등에 도움이 돼 앞으로 무인매장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