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車 보험료’ 3% 내려 업계 최대폭...손보사, 당국 압박에 줄줄이 인하

자동차 보험 ‘빅4’, 2.5~2.6% 인하… 메리츠, 3% 최대 폭 올해 손해율, 전년 대비 올라 중소형 보험사도 인하 검토

2023-12-22     신정아 기자
사진=연합뉴스

[핀포인트뉴스 신정아 기자] 메리츠화재가 내년 자동차 보험료를 3% 내리는 등 손보업계의 보험료 인하가 이어지고 있다. 손해율이 안정세를 보이며 인하 여력이 생긴 영향이기도 하지만 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이 보다 직접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손보사들은 자동차 보험료 인하 방침을 밝혔다. 자동차 보험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하는 ‘빅4’ 손보사인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은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2.6%,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2.5% 인하하기로 했다.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지난 4년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92.9%로 집계된 손해율은 2020년 85.7%, 2021년 81.5%, 2022년 81.2%로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지난 10년간 부진했던 자동차 보험 실적도 최근 몇 년 새 개선돼 왔다.

2013~2020년 손보사의 자동차 보험 영업손익은 2017년을 제외하면 매년 적자를 보였지만 2021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현재 보험료 인하를 발표한 손보사 중 가장 큰 폭인 3% 인하를 결정한 메리츠 화재는 “코로나19 유행이 끝나며 외출이 늘어났음에도 손해율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편”이라며 “당사의 통계적 추정치에 따르면 내년에도 자연재해 등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손해율은 잘 관리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손보사의 자동차 보험료 인하에는 손해율보다 금융당국의 상생금융에 대한 요구가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 1~11월 자동차 보험 시장점유율 기준 상위 4개사의 손해율 평균은 79.3%로 손익분기점인 80%를 밑돌고 있다. 다만 이들의 지난달 자동차 보험 손해율 평균은 86.4%로 전년 동기(85.4%) 및 전월(81.5%) 대비 오른 양상을 보였다.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전체 손보사의 손해율 평균도 1~11월 기준 지난해 83.9%에서 올해 84.2%로 높아졌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손해율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는 있지만 현재 수준의 인하폭은 다소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자동차 보험료 1%를 인하할 경우 한 해 약 1000억원 규모의 기대 이익이 줄어든다. 즉 보험료를 2.5% 낮추면 2500억원의 이익을 포기하는 셈이다.

그런 가운데 손해율이 손익분기점을 넘은 중소형 보험사들도 보험료 인하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손해보험은 자동차 보험료를 2.5% 인하한다고 밝혔으며,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가장 높은 MG손해보험도 보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