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커피, 잇단 대표 사임 '문책성?'…아들 경영 합류 가능성 '전혀 없다'
문창기 회장 문책성 인사 주효한 듯 이번주 중 경영 체계 확정 예정
[핀포인트뉴스 구변경 기자]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커피 운영을 맡은 대표들이 잇따라 사임했다. 올해만 2명의 대표가 돌연 사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선임된 권익범 대표이사는 이달 4일 '일신상의 사유'를 들어 사임했다. 임기 약 1년 반만이다.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6월 이석장 전 딜로이트 컨설팅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지만, 취임 약 1년 만에 물러났다. 이 전 대표도 일신상의 사유가 사임 이유다.
이들 대표는 문창기 회장을 중심으로 3인 각자 대표 체제를 구축하며 해외 사업 관련 업무에 집중해 왔다. 이 전 대표의 경우 취임 이후 미국 괌에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의 매장 오픈을 추진하고, 미국과 중국 등 스틱커피 수출 사업에서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이 포화로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이디야커피의 수익성 확보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매출액 2778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4.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47.4%나 급감했다. 매출액 기준 국내 커피 시장 1위인 스타벅스가 지난해 2조5939억원을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거의 10배 차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으로 구원투수로 영입한 전문 경영인들에 문 회장의 문책이 잇따랐을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이디야커피를 거쳐갔던 대표들 사임의 주효한 배경은 문 회장의 잦은 질책이 컸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디야커피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이 생존 전략을 모색했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아 스스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이디야커피는 두 대표들 사임으로 다시 오너인 문 회장 단독대표 체제로 돌아왔다. 이디야커피는 이르면 이번주 중에 새 대표이사 선임 여부 등 경영 체제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한편, 업계는 이디야커피가 아직 '2세 경영'을 준비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 회장이 슬하 두 아들들에게 지분 증여를 시작했지만, 현재는 미미한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2년까지 문 회장이 이디야 지분 75%를, 공동투자인 김선우 상임고문이 25%를 각각 보유했다. 문 회장은 지난 2013년 지분 3%(3만주)를 장남인 문승환 씨에게 처음 증여했다. 문승환 씨는 2013년에 이어 2016년에 지분을 증여받아 3대 주주에 등극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준 문 회장의 지분율은 67%로 낮아졌다. 지난 2016년 장남인 문승환 씨에게 지분 6%를, 차남인 문지환 씨에게 2%를 증여한 이후 지난해까지 지분율에는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또 장남 문승환 씨의 경우 이전에 이디야커피에서 과장 직급으로 재직하다가 현재는 딜로이트 컨설팅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차남 문지환 씨는 현재 학생 신분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경영에 합류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