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초저가・무한담기 판매 방식 결국 소비자 부담만...

이커머스에 점유율 뺏긴 이마트, 국민가격 이어 '무한담기' 초저가 행사…협력업체 부담에 장기적으론 소비자 편익 악화될 것

2019-03-15     안세준

이마트가 국민가격에 이어 오렌지 무한담기 등 초저가 가격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초저가 전략은 이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몰에 점유율을 뺏긴 오프라인 매장의 업계의 공통적 특징이지만 연일 초저가를 내놓는 이마트의 행보는 이례적이란 평가다.

일각에서는 싼값에 물건 구매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소비자의 반짝 호응에도 장기적으로 결국 제살 깎아먹기 경영방식이란 지적이 나온다.

결국 초저가의 피해는 고스란히 생산자와 협력업체의 희생으로 돌아가고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편익 역시 갈아먹을 것이란 비판이다.

15일 이마트는 오는 16일과 17일 이틀간 '미국산 오렌지 무한담기'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가로 23cm, 세로 45cm 크기의 봉투에 오렌지를 가득 담아 1인당 1봉지를 1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며 "봉투를 가득 채우면 평균 16개 정도의 오렌지를 담고 "개당 625원꼴로 기존가 대비 30%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이틀간 행사 물량 550톤을 준비하고 가격파괴 행사를 진행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앞서 이마트는 ‘국민 가격’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다양한 제품을 초저가 가격에 선보인 바 있다.

또 오는 20일까지 그 연장선에서 '국민 가격' 행사의 하나로 양념 민물 장어와 관자 슬라이스 등 수산물을 최대 35%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는 계획도 알렸다.

이마트의 이같은 초저가 전략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올해 신년사에서 잘 드러난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중간은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며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을 만들자"며 초저가 경영 전략을 내비친바 있다.

이마트가 이 같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는 가자 큰 이유는 출점 절벽과 이커머스 공세로 빼앗긴 고객을 되찾겠다는 생각에서다.

업계 선두인 이마트의 초저가 전략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오프라인 매장들도 초저가 전략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테마를 '품격(품질+가격)'으로 정하고 일부 상품을 선정해 가격을 할인하는 '생활의 답'과 '가성비의 답'행사를 매주 진행한다.

홈플러스 역시 창립 22주년을 명목으로 3월 한 달간 대대적으로 파격적인 할인 행사를 연다. 일단 고객들은 초저가 가격을 반기는 분위기지만 업계는 초저가 경영전략이 결국 제살깎기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다.

특히 대형마트의 초저가 전략의 피해가 생산자와 중소 협력업체에 떠넘겨 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의 편익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관계자는 “업계가 초저가 전략을 생존 전략 카드로 꺼낸 이유는 유통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이탈하는 고객을 잡기 위한 처절함이 반영된 것”이라며 “결국 초저가 가격이 단기적으로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지만 결국 생산자와 중소협력업체의 희생은 불가피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대형마트가 중소 협력업체의 희생을 담보로 한 초저가 전략 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 전략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며 “오프라인 매장에 고객들을 더 오래 머물게 하면서 더 많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먼저”라고 설명했다.

이승현 기자 shlee430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