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만두전골 밀키트에 왕만두가 없다”

동원F&B, 핵심메뉴 뺀 부재료 중심 밀키트 출시…국내산 재료 엄선 과연 그럴까?

2019-06-12     이승현

[핀포인트뉴스=이승현 기자] 왕만두전골에 왕만두가 없고 불고기 전골에 불고기가 없다. 동원F&B가 부재료만을 엄선해 담았다며 새롭게 출시한 밀키트(Meal kit) 제품 4종이 그 대상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동원F&B의 새로운 개념의 밀키트라며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꼼꼼히 제품을 살펴본 소비자들은 4000원에 가까운 비용의 육수를 사는 꼴이라며 밀키트 본연의 간편성과는 동떨어진 제품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국내산 자연재료를 담았다는 동원F&B의 설명과 달리 일부 제품의 핵심 메뉴는 절반이 상이 국내산 재료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동원F&B가 내가 고른 재료로 완성하는 밀키트(Meal kit) 제품 '양반 나만의 요리 만들기 KIT' 4종(삼계영양솥밥, 버섯영양솥밥, 불고기전골, 왕만두전골)을 출시한 시점은 지난 25일이다.

동원의 양반 나만의 요리 만들기 KIT는 일반적인 밀키트 제품과 달리 요리의 주재료는 제외하고 부재료만을 엄선해 담은 제품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이는 직접 쌀, 만두, 고기 등의 주재료를 취향에 따라 직접 선택해 조리할 수 있어, 일반적인 밀키트보다 집밥의 요소가 더욱 강화됐기 때문이다.

출시 제품은 삼계영양솥밥과 버섯영양솥밥, 불고기전골, 왕만두전골 등 총 4개 제품이다.

불고기전골과 왕만두전골은 제품을 먼저 냄비에 넣어 끓인 뒤, 각각 취향에 맞게 고른 불고기와 왕만두를 넣어 전골로 만들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회사 측은 “엄선한 국내산 자연재료와 양반 브랜드의 노하우가 담긴 비법육수가 들어있어 별도의 재료 손질 없이 손쉽게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며 “다단살균 공법을 적용해 실온에 보관해도 재료의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산 자연재료와 노하우가 담긴 비법육수를 만들어 주재료만 넣으면 집밥을 직접 만들어 먹고자 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동원F&B 관계자는 "최근 간편함을 중시하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맛있는 가정식을 만들어 먹고 싶은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밀키트 제품"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실제 제품을 살펴보면 국내산 재료를 엄선해 사용한다는 동원F&B의 설명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특히 불고기 전골의 경우 곤약정분과 마늘은 중국산, 탈지대두는 외국산, 천일염은 호주산, 소맥은 미국산을 사용했고 국내산은 표고버섯과 팽이버섯, 당근뿐 이었다.

다른 제품역시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모든 부재료와 양념류가 국내산으로만 구성되지 않았다.

소비자들과 업계 관계자들 역시 이 제품을 놓고 어중간한 HMR제품이라는 평가다.

일부 전문가는 국내산 재료 사용 여부를 떠나 밀키티의 본연의 간편성이 결여됐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한 가정간편식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밀키트 제품이 인기를 끄는 요인은 무엇보다도 간편함 때문”이라며 “이 제품은 직접 요리하는 집밥을 표방하지만 결국 주재료를 구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밀키트 제품 본연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밀키트 제품을 자주 애용한다는 한 직장인 역시 “장을 보고 조리해야 하는 불편함으로 소비자들이 간편식을 찾는데 이제품은 간편식인데도 장도 보고 조리도 해야 한다”며 “결국 왕만두전골을 먹기 위해 왕만두를 사로가서 4000원 육수에 넣고 끓이는 방식인데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찾을지 회의적”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현 기자 shlee430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