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일본’ 맥주 자리 누가 꿰찼나, 편의점 3사 가봤더니
“일본 맥주 NO” 선언한 편의점 3사…태극기 마크부터 원산지 공개까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서 편의점 업계도 ‘일본’ 지우기에 한창이다. 특히 소비자들의 타겟이 된 일본산 맥주는 편의점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CU와 GS25,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 3사는 수입맥주 행사에서 일본맥주를 제외하기로 결정, CU는 일본 맥주 8개에 대한 발주를 중단키로 결정했다.
불매운동 그 후 편의점 매장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 26일 방이역 인근의 각 3사 편의점을 찾아가 봤다.
이날 방문한 CU 매장에는 애국 마케팅이 돋보인다. 할인 품목이었던 일본 맥주 대신, 국산 맥주가 대상이 됐다. 진열대에는 애국을 강조한 듯한 ‘대한민국 대표 맥주 카스’라는 문구와 함께 태극기 마크가 눈에 들어온다.
방이동에서 CU를 운영하는 김모 점주는 “기존 행사 품목을 국산 맥주로 대체한 것은 이례적인 경우”라며 “이외에도 CU가 출시한 국산 수제맥주 시리즈는 불매운동을 하는 소비자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CU는 수제맥주 대중화를 위해 신제품으로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와 콜라보 한 ‘인생에일’, ‘퇴근길 IPA’ 등 국산 수제맥주 라인업을 출시했다. 취재 결과, 해당 맥주는 불매제품의 대체제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매장에서 맥주를 구입하는 소비자 역시 점주의 설명과 다르지 않았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이유찬(26)씨는 “거의 매일 퇴근하면서 편의점 맥주를 한 잔 마시는데, 요즘 들어서 불매운동 영향으로 일본 맥주 대신 인생에일을 마신다”면서 “먹어보니 가성비 대비 맛도 훌륭한 편”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씨는 "실제 맥주를 선택할 시 가성비를 따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향후 불매운동이 끝나더라도 인생에일 맥주를 마실 용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근의 GS25 매장도 유사했다. 이날 찾은 매장 내부에는 수입 맥주 원산지를 모두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바르셀로나, 미국, 독일, 중국, 프랑스 등 60가지의 국기가 있었다. 단, 일본 국기는 보이지 않았다. 해당 매장 쇼윈도에는 4개 이상 상품을 구매시 각 캔 또는 병을 2,500원에 되돌려주겠다는 문구도 쓰여있었다. 단, 할인 행사 대상에 일본 국기는 없었다.
또 이마트24에서는 일본 맥주의 빈자리를 해외 맥주가 대체하고 있었다. 매장에서는 인디카 IPA, 그레이트 화이트 등 크래프트 비어를 3개에 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각 매장마다 묶음 판매와 가격은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공통점은 일본 맥주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유통업계는 향후 불매운동으로 맥주 시장 판도가 뒤바뀌고 있으며, 한동안 소비자들의 수요도 한 층 새로운 분야로 확장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일본 맥주에 대한 보이콧이 장기화하면서 실제로 타격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국산뿐 아니라 유럽 등 다양한 대체재가 있으므로 이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