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르노코리아자동차 2023년형 XM3 "수출 효자가 돌아왔다"
쿠페형의 날렵한 디자인·주행감, 단정한 실내 기본 편의 사양 및 주행 보조 기능 대거 적용 최고출력 152마력, '풀옵션' 3000만 원 미만
[핀포인트뉴스 김종형 기자]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수출 효자'로 불리는 국산 최초의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를 시승했다.
XM3는 르노 아르카나와 기본 컨셉을 공유하지만 국내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로 국내 판매분보다는 수출량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11월 수출 5만대를 돌파했는데 주로 유럽에서 잘 팔린다.
시승 모델은 2023년형 모델로 지난 6일 출시됐다. 기본형인 LE트림부터 윈드실드 차음 글래스를 적용했고, 인카페이먼트와 안전지원 콜 등으로 상품성을 개선했다.
2023년형부터는 최상위 트림 '인스파이어'가 추가됐지만 시승 모델은 1.3리터 터보 엔진이 들어간 RE 시그니처 트림이었다.
기자는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시내와 수도권 순환고속도로 등 약 300km 구간에서 XM3를 운행했다.
XM3는 르노의 다른 차들과 패밀리룩을 가지면서도 쿠페형 SUV답게 잘 빠진 측면과 후면이 인상적이다.
전면에는 C자형 LED 주간주행등이, 후면에는 서로 연결된 리어램프가 르노 특유의 안정된 곡선과 어우러졌다.
쿠페형인만큼 뒷유리 와이퍼가 없지만 리어 스포일러 디자인이 사용됐다.
쿠페형에 소형 SUV로 분류되지만 국산 다른 브랜드 경쟁 차종보다 큰 몸집을 지녔다. 길이(전장)는 4570mm에 너비(전폭) 1820mm, 높이(전고)는 1570mm다. 현대자동차 코나나 투싼, 기아 셀토스 등 경쟁 모델보다 다소 크다.
실내는 화려하진 않지만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시트와 도어 곳곳 스티치 장식이 단정한 가운데 포인트로 돋보였다.
운전석에는 전동시트가 조수석은 수동시트가 적용됐다. 1열은 열선과 통풍, 2열은 열선을 지원했다.
계기판은 10.25인치, 센터페시아에는 9.3인치 디스플레이가 사용됐다.
계기판은 내비게이션 화면까지 띄울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보여주는 연비 및 출력 정보가 가시성이 좋다. 계기판 가운데에 보이는 차량은 방향지시등, 도어 개폐 여부 등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르노 차의 차별점은 세로형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다. 여기에는 내비게이션으로 티맵이 기본 탑재됐고, 2023년형부턴 인카페이먼트로 코로나19 시국도 고려했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하지만 무선으로 사용할 수 없어 다소 아쉽다.
최근 대중차에도 터치식 공조장치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XM3에는 플라스틱 다이얼이 들어갔다.
눈으로 보는 즐거움은 떨어질 수 있지만 조작감은 훨씬 편리하고 뛰어났다.
시트 공조기능도 버튼으로 들어갔으면 더 편했겠지만 열선과 통풍 등은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서 조작해야 했다. 중요한 점은 아니지만 국산 소형 SUV에는 눈에 띄지 않는 에어 퀄리티 센서도 들어갔다.
2열 좌석은 넓지 않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 머리나 다리 모두 넉넉하지는 않지만 갑갑할만큼 좁지는 않았다. 2열 송풍구와 USB 포트 등도 배치됐다.
걱정스러웠던 것은 적재함 공간도 마찬가지였지만 바닥 높이 조절기능과 내부 수납공간을 고려하면 충분했다.
오히려 적재함 내 요철이 없어 일상용 짐을 싣는 데에는 다른 SUV나 세단 못지않았다.
시승 모델은 상위 트림으로 각종 편의 및 주행 보조 기능이 다수 탑재됐다.
전방 추돌 경고 및 긴급제동,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경고 및 방지, 후측방 경고 기능 등이다.
트림마다 제한되는 옵션도 있지만 기능 자체가 보조하는 정도다. 특히 차선이탈 방지는 국산 다른 차들과 달리 능동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르노코리아자동차에는 우수한 기본 옵션들이 대거 적용됐다. ▲LED 헤드램프(전조등)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패들 시프트 ▲전좌석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 등이 기본 트림부터 적용됐다. 2023년형부터 추가된 인카페이먼트는 여건상 사용할 수 없었지만 사용처가 늘고 있다고 한다.
XM3는 4기통에 1.33리터의 터보엔진이 적용됐다. 시승차는 TCe 260 모델로 르노 H5Ht엔진이 들어갔고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152마력과 최대토크 26kgf·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했다.
쿠페형 차량의 장점은 눈으로도 즐겁지만 공기역학적 성능을 갖춰 주행 부문에서도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XM3는 대중차이지만 1300kg에 불과한 공차중량과 어우러져 가볍고 날렵한 주행이 가능했다.
시속 130km까지는 주행하는 데 무리가 없었고 가속도 시원시원했다. 동급 대비 다른 차량보다 조금이나마 토크가 좋아서인지 무리해서 속도를 올리는 듯한 불안감도 없었다.
주행모드는 임의, 에코, 스포츠 등 3가지인데 스포츠로 주행하는 경우 조금이나마 달라진 배기음도 느낄 수 있었다.
시속 50km 이상으로 속도가 오르면 고속에 도달한 뒤에도 경쾌한 안정감을 잘 보여줬다.
굽이진 도로가 많다고 하는 프랑스 주행 여건에 맞춘 설계 탓인지 코너에서도 하중을 부드럽게 바꿔줬다.
국내에선 혹평받는 후륜 토션빔이 적용됐지만 제원표를 모른 채 주행하면 알 수 없을만큼 승차감은 무난했다.
다만 변속기 특성상 정지 후 저속으로 주행할 때나 후진을 할 때에는 약간의 울컥거림이 있어 적응이 필요해보였다. 자동변속기에 익숙한 경우 변속 시간 등이 조금 길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공인 연비는 동급 다른 차량과 비슷한 수준인 도심 12.1km/l, 고속 15.4km/l, 복합 13.4km/l다.
시승차에 오르자마자 기록을 리셋한 뒤 3일간 운영해보니 실제 연비는 13.6km/l가 나왔다. 제원표 만큼의 연비성능이다.
최근 국산차 가격도 많이 오르면서 XM3의 가치는 더 돋보이게 됐다. 연장된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고려하면 1865만 원부터 SE트림을 살 수 있다.
다만 SE트림은 사이드미러 자동접이 등 기본적인 옵션도 선택이 불가능해 렌터카, 업무용 차량 등 수요를 대상으로 한 것 같다.
시승 모델인 RE 시그니처는 기본가 2695만 원에 10.25인치 계기판 디스플레이와 가죽시트, 루프 등 준비된 옵션을 다 넣어도 차량 가격이 3000만 원이 되지 않았다.
실제 고객들의 선택도 1.3리터 터보 엔진 모델 선택 분이 40%에 육박했다.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XM3는 계약 후 출고까지 2개월 안으로 인도받을 수 있다.
한편 르노코리아는 오는 하반기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