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에 붙은 골칫덩이 접착제 가성소다 넣어 분리… 2차 수질오염 유발 원흉
환경부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 기준’ 살펴보니…접착제 사용해도 ‘우수’ 평가 받는다

코로나19로 늘어난 배달에 산더미처럼 쌓이는 플라스틱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플라스틱 생활폐기물은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필(必)환경시대’를 맞아 소비자와 유통업계 모두 ‘가치소비’를 피할 수 없는 과제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최근 업계는 ‘플라스틱 Free’를 선언, ESG 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도 챙기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특히 식음료업계에서는 수(水)분리 라벨이 주목받고 있다. 물에도 쉽게 녹아 분리 배출도 손쉽고 환경 친화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핀포인트뉴스 취재에 따르면 수(水)분리 라벨은 일반적인 물이 아닌 용액에서 분리되고 별도의 처리 공정도 거쳐야한다는 사실을 다수 전문가를 통해 확인했다.

이는 수(水) 분리 라벨이 실제로는 물에 분해가 되지 않는데도 생분해성 처럼 비춰질 수 있는 부분이다.

구체적으로 수(水)분리 라벨지 성분을 직접 따져봤다.

(사진=픽사베이)
◇팩트체크: 수(水)분리 라벨 접(점)착제 물에 녹지 않는다: 사실

현재 업계에서는 ‘수(水)분리’ 라벨을 ‘65도 이상 물에 자연스럽게 녹는다’, ‘라벨이 재활용 공정에서 쉽게 분리된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수(水)분리’ 라벨이 일반적인 물에 완전히 손쉽게 용해되는 성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라벨에 쓰이는 접착제는 가성소다(양잿물,수산화나트륨과 동일​1)) 성분을 첨가한 용액에서 공정을 거쳐야만 한다는 설명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라벨은 뚜껑 마개와 성분이 같다”며 “다만, 라벨만 처리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바로 ‘접착제’ 성분을 분리해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활용 처리 시설에서 접착제는 가성소다를 넣은 물에서만 분리 처리가 된다”고 설명했다.

페트 재생을 위해 첨가하는 가성소다는 환경에도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2)

기존 가성소다 사용을 통한 세척수로 수질오염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수(水)분리 라벨 ‘친환경’ 홍보는 허위·과장광고이다: ‘사실과 다름’

그렇다면 ‘수(水)분리 라벨’을 친환경이라고 홍보하면 관련 법에 저촉하는 행동일까.

환경부가 고시한 각 포장재 표시 기준을 살펴 팩트체크 해봤다.​3)
포장재 재질·구조 및 재활용의 용이성 기준 (사진=환경부)

우리나라에서는 일본과 유럽의 방식을 혼합해 세척 공정에서 분리 정도에 따라 재활용 용이 등급을 책정하고 있다.

환경부가 고시한 국내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은 ‘재활용 최우수’, ‘재활용 우수’, ‘재활용 보통’, ‘재활용 어려움’으로 구분하고 있다.​4)

최우수 등급은 아예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거나 이에 준하는 수준의 라벨 디자인을 말한다.

우수 등급은 열알칼리성 분리 접착제(수분리 라벨에서 주로 쓰임)를 사용하는 대신, 잔류물이 분리되는 조건과 접촉 표면 비율을 준수하면 된다.

열알칼리성 분리 접착제를 사용한 경우는 재활용 과정에서 80℃의 온도에서 수산화나트륨 2%가 함유된 용액에 반응하여 분리되는 조건만 충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포 시 면적이나 양 기준도 정해져 있다.

접착제 도포면적이 페트병 전체 면적의 20%, 라벨 면적의 60% 이하인 경우인 조건만 충족하면 ‘우수’ 등급으로 취급하고 있다.

따라서 수(水)분리 라벨에 사용하는 대부분 페트병 용기는 ‘우수’ 등급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환경부 자원재활용과 관계자는 “수분리 라벨을 ‘친환경적’이라고 표현 가능한지 여부는 알 수 없고 법적으로도 제재되지는 않는다”며 “환경부가 고시한 재질 조건으로 봤을때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식음료 NCSI부문 1위를 차지한 동종 업계 역시 “기업에서도 5년 전부터 잔류 점착물질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무라벨 페트병을 제품에 도입하는 데 속도를 올리고 있으며, 수(水) 분리 역시도 접착제 표면을 점차 줄여나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핀포인트뉴스의 팩트체크 결과, ‘수(水)분리’ 라벨은 일반 접착제 성분보다는 더 나은 재질로 평가되고 있지만, 세척 과정에서 별도의 분리 공정을 거쳐야하고 가성소다를 사용해한다는 점은 일반 페트병 재생 과정과 동일했다. 자칫 용어의 말 그대로 물에 녹는다고 해석해 ‘생분해성’으로 오해할 수 있는 소지도 분명했다. 단, 현존하는 환경부 포장재 등급평가 기준에서는 수분리 라벨을 ‘우수’ 등급으로 구분하고 있기 때문에 ‘친환경’이라고 표기하고 홍보하는 행위를 과장·허위 광고라 판단하기는 어렵다. 업계에서 구분 용어로 수분리 라벨은 ‘80도 온도에서 2% 가성소다에 반응해 분리되는 약알카리성 접착액을 사용한 제품’이라고 명확히 정의내려 오해의 소지를 줄일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1)환경부 자원재활용과 관계자 통화

2)환경 생분해성 점착 조성물 특허(10-2020-0090799) (2020.07.22) 출원인 김두일

​3)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평가 기준 [시행 2021.1.7] [환경부고시 제2021-3호, 2021.1.7 일부개정] 제3조 별표1 「포장재 재질·구조 및 재활용의 용이성 기준」 6p

​4) 제3조 별표2 라벨의 포장재 재질·구조 및 재활용의 용이성 판정방법. 2.1.1 재활용 우수. 라벨을 사용하지 않았거나, 종이 재질 또는 소비자가 손쉽게 분리 가능하도록 절취선을 포함한 비접(점)착식 합성수지재질을 말한다. 2. 재활용 어려움. 접(점착제)가 사용된 합성수지 재질, 금속혼입재질, PVC 계열의 재질인 것을 말한다. 2.1.3 재활용 보통. 재활용 우수 또는 재활용 어려움으로 구분되지 아니한 것을 말한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thekpm.com
저작권자 © 핀포인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