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발효에 소재 공급망 다변화 총력
LG엔솔·SK온·포스코홀딩스, 외국 기업과 장기계약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시범공장 전경. 이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은 전기를 생성, 충전하는 역할을 한다.(사진=포스코)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시범공장 전경. (사진=포스코)

[핀포인트뉴스 임해정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가 리튬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자동차 시장이 커지면서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리튬은 기업 핵심 경쟁력의 당락을 좌우할 만큼 비중이 커졌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40년까지 리튬 수요가 40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리튬의 총 수요가 2025년 82만 1000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소재로 부상한 것이다.

여기에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까지 시행되면서 기업들은 공급망 확보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IRA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올해부터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배터리 핵심 광물을 40% 이상 사용해야 한다. 2027년에는 핵심 광물 비율이 80%로 확대된다.

하지만 국내 리튬 공급망은 중국에 편중돼 있어 IRA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배터리 소재 회사의 대중 수입 비중은 2022년 1~7월 기준 약 64%다. 정부는 2030년까지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50%로 낮추겠다며 리튬 현지화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리튬 확보에 사활 건 'LG엔솔·SK온·포스코'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외국 생산 업체에 지분 투자나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자체적인 리튬 확보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에서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채굴·가공하는 업체들과 중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업체와 탄산리튬, 호주 업체와 천연 흑연 공급 계약을 맺으며 공급망 구축을 강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컴파스미네랄과 오는 2025년부터 6년간 탄산리튬 약 1만 1000톤의 40%를 공급받기로 했다. 이어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Electra), 아발론(Avalon), 스노우레이크(Snowlake)와 황산코발트 7000톤·수산화리튬 25만 5000톤을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은 상태다.

또한 호주 니켈, 코발 제련 기업 QPM에 지분 7%를 투자하고 올해 말부터 10년 동안 각각 7만톤, 7000톤을 공급받는 계약도 체결했다.

이 밖에  ▲유럽 리튬 생산 업체인 독일 벌칸 에너지와 5년간 수산화리튬 4만5 000톤 확보 ▲캐나다 시그마리튬과 6년간 리튬정광 69만톤 확보 ▲호주 라이온타운과 5년간 수산화리튬의 원재료인 리튬정광 70만톤 확보 ▲세계 1위 리튬 보유국 칠레의 대표 리튬업체 SQM과 9년간 수산화·탄산리튬 5만 5000톤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해외 광산업체들과 중장기 공급 계약망을 확보한 상태다.

모회사인 LG화학은 최근 국내 배터리 소재 업계 최초로 북미산 리튬 정광을 확보했다. 올해 3분기부터 리튬정광을 연간 5만톤 규모로 4년간 공급받을 예정이다. 이는 리튬의 약 3만톤을 추출할 수 있는 양으로 고성능 전기차 50만대에 들어가는 규모다.

김동수 LG에너지솔루션 구매센터장 전무는 "안정적인 현지 공급망 체계 구축을 통해 북미 배터리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온도 지난해 칠레 SQM, 호주 업체들인 레이크 리소스, 글로벌 리튬 등과 계약을 잇따라 맺었다.

지난해 SK온은 10월 호주 자원 개발 업체 레이크리소스로부터 지분 10%를 확보하고 친환경 고순도 리튬 총 23만톤을 장기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2024년 4분기부터 시작해 최대 10년간 공급받는다. 리튬 23만톤은 전기차 49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칠레 SQM과도 장기구매 계약을 체결했는데 올해부터 2027년까지 전기차 약 120만대에 들어가는 고품질 수산화리튬 5만 7000톤을 공급받는다. 호주 광산에서 대규모 리튬 정광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글로벌 리튬과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포스코그룹도 배터리 원자재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미국에서 점토 리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호주 진달리리소스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앞서 2018년 호주 필바라미네랄스와도 리튬 장기 공급계약을 채결한 바 있다. 

또한 아르헨티나 리튬개발권을 2억 8000만달러에 인수했으며, 지난해부터 아르헨티나 현지에 염수리튬 공장을 착공했다. 이어 필바라미네랄스와 합작사를 설립해 연산 4만 3000톤 규모의 광양 리튬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공식적으로 리튬 현지화 작업을 밝힌 사안은 없으나 원재료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 SDI는 호주 QPM의 테크프로젝트를 통해 3~5년간 매년 니켈 6000만톤을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지난 2018년에는 중국 리튬 생산기업 간펑리튬에 지분 1.8%를 투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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